김정은 정권이 주민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탈북자를 비난하는 '군중대회'를 전국 각지에서 개최, 국영 미디어에서 선전을 벌이고 있다. 직장과 여성 조직 등에서는 〈역적 탈북자의 죄행〉이라는 내용의 회의나 강연이 매일같이 열리며, 집안에 탈북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공격 대상이라고 6월 15일 평안북도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이 협력자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여성이고, 전업주부 여성 조직인 여성동맹 소속이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탈북한 사람들을 '반역자', '쓰레기'라고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가 탈북한 어머니들은 회의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아서 머리를 들지 못합니다. 며칠 전 시장에서, 집안에 탈북자가 있는 손님에게, 장사꾼이 대놓고 '인간쓰레기'라고 욕해서 그 사람이 울고불고 난리였습니다."
가족 중에 탈북자가 나오면, 평양에서는 지방으로 추방되는 사례가 많다. 지방 도시에서는 엄격한 조사와 감시를 받지만 구속되는 일은 거의 없다.
2020년 현재, 한국으로 탈북한 사람은 누계 약 3만 5천 명이다. 일본에도 약 200명이 산다. 이 사람들 중에서는 북한에 남은, 사랑하는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송금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에 UN 안보리 제재가 강화되어 경제 불황이 심각해지자, 한국으로 탈북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협력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한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 부자 1위가 됐습니다. 그들이 시장에 나오면 '후불이라도 좋으니 사 가라'고 말을 걸 정도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모두 최악의 상황인데, 한국의 가족이 송금해주는 사람은 잘살고 있습니다. 모두 부러워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뀌었습니다. 증오와 괴롭힘, 감시,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은 숨죽여 살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벌어지는 '반탈북자' 캠페인을 주도하는 사람은 김여정이다. 슬로건은 '탈북자를 죽여라', '탈북자는 쓰레기' 등이다.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생활 악화가 심해지는 지금, 주민들 사이에 존재하던 탈북자 가족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증오로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