部屋に入ってきた少女の母親は、何も戸惑うことなく私の顔に光を当てた。その瞬間、向かいの壁にかかっていた古びた鏡の中に、私の顔が赤裸々に映し出された。私はパニックに陥った。
彼女の軽蔑心に満ちた毒々しい眼差しと罵りが、雪崩のように私に降り注いだせいで、パニックに陥ったのではなかった。
鏡の中に映し出された私の姿が、私の前で倒れこんでいる同僚と、頭のてっぺんからつま先まで何の違いないことを見出したからだった。
その後の記憶は私に残っていない。ただ、私がその場から抜け出したことだけは間違いない。
(200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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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는 이미 어둑어둑한데 시커먼 현관 앞에 희미한 초불을 켠 매대에서 녀인의 얼굴이 동료를 불러 세웠다.
매대에 다가 간 동료는 주저 없이 술을 요구하였다. 물론 내 주머니의 돈을 대고 하는 일인지라 일단 시동된 나는 그 지불도 피할수 없었다.
어두운 집안에 들어서자 그는 밥상도 필요로 하지 않고 음식에 들어 붙었다. 내가 관심을 돌리지 않으면 딸애는 그냥 굶을 판이였다.
그제서야 사태를 판단한 나는 딸애 몫을 갈라 관리를 따로 하도록 통제할 필요를 느끼며, 무엇인지 꼭 집을수 없는 나로서는 불가항력인 사회적미지의 엄습에 직면하였다.
부엌에서는 내가 꾸려준 음식을 먹고 취한듯 소녀가 잠들고, 방안에서는 먹는지 저장하는지 음식에서 떨어질줄 모르던 동료도 혀 꼬부라진 푸념을 늘여 놓기 시작하였다.
하도 반복하길래 분간하는 그 내용은 자기 처를 향한 것이였다.
동료는 대학생 말기에 도예술단 배우인 처와 결혼하였다. 연구사 남편의 그럭저럭한 경제수준으로 그 동안 녀배우인 처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나 사회적 풍조가 그들의 결합을 보충하였다.
그러나 배급제가 파탄되고 그에 따라 기존질서는 깨지며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자 모든 미모의 녀성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도 리혼하여 해방과 자유의 선택, 그 결심을 남편에게 제안하였다.
저항도 하고 절충도 하고, 아무리 애써도 약자의 교섭은 칼날을 쥔다. 딸까지 맡아 주면 일정한 생활비는 보장하마라는 약속으로 반양보 반승낙했으나,
계약을 담보하는 법제가 없는 북조선 사회에서 이 개인적 약조에 무슨 무게가 있으며, 자유로운 직업과 직종의 선택이 없고 이완된 계획경제와 무법천지 원시시장이 혼탕된 파탄경제하에서 인테리는 타락하기 일수일진대, 나의 동료에게도 세가지 선택이외 딴 방도가 없었다.
이때였다. 돌연히 바깥문이 열리고 전지불이 환하게 비쳐 들었다. 곧 짙은 향수냄새와 함께 녀인의 앙칼진 목소리가 집안에 진동하였다.
"아이를 돌보겠다 돈만 굴꺽하고 애는 부엌에 내쫓구, 모아 들어서 술놀이야!"
나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동료는 두 무릎 사이에 고개를 푹 박은채 아무 반응도 없다. 방안에 들어 선 소녀의 어머니는 꺼리낌 없이 나의 얼굴에 전지불을 들이 댔다.
그 순간 맞은 켠 벽에 걸려 있던 낡은 거울 속에 나의 몰골이 적라라하게 드러 났다.
경멸하는 녀인의 눈총과 욕설이 비발치듯 나에게로 날아 왔으나 내가 패닉크에 빠진것은 그 때문이 아니였다. 그 거울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내 앞에 쓰러진 이 동료와 머리 꼭대기로부터 발끝까지 무엇하나 다름 없었다.
그 후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단지 그곳에서 떠날수 있었고 빠져 나온 것만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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