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진강 편집부는 2011년 12월에 김정일 총서기가 사망한 혼란 중에서도 거의 매일 북한 내부와 연락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북한에 대량으로 유입돼 있는 중국 휴대전화 덕분이었다.
국경지대에는 몇 대의 휴대전화가 항상 통화가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부의 기자나 취재협력자들과 일상적으로 교신을 계속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1, 2년 사이에 수화기 너머로 강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어 통화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된 것이다.
"오늘은 '한식'이라 묘지가 있는 근처 산에 올라와 전화하고 있습니다. 시내에는 '전파탐지기'를 가진 보위부가 사방에 깔려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전화 할 수 없어요"
"오늘은 무산광산과 가까운 산에 있는 소토지(개인의 불법경작지)에서 전화합니다. 여기로 오는 도중에 많은 사람들이 사복 경관으로 부터 몸에 휴대전화를 숨기고 있지 않은지 검문을 받았습니다. 나는 만약을 위해 도시락에 전화기를 숨겨두어 괜찮았지만 확실히 단속이 심해졌습니다"
"전화가 끊겨서 미안해요. 전화기가 습기를 먹은 것 같습니다. 보위부원들의 단속이 심해 집안까지 뒤질 것 같아 전화기를 비닐에 싸서 땅 속에 묻어 뒀습니다. 다음부턴 잘 감아 습기 먹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2011년 봄에 함경북도 무산군에 사는 취재협력자 안동민 씨가 전한 내용이다.
북한당국이 중국과의 전화통화에 얼마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북한 당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는 국경지대의 '비사회주의 행위', 즉 밀수, 탈북과 인신매매, 한국 영화 및 드라마 등으로 대표되는 외부정보와 문화의 유입, 그리고 국내 정보의 해외 유출 등에 모두 중국 휴대전화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특히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 압록강의 양강도 혜산시 등 국경 도시들은 '비사회주의 행위'의 거점이라서 집중 단속 대상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사이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것이 바로 안동민 씨가 말한 '전파탐지기'이다. 이것은 전파를 감지해 휴대전화가 어느 장소에서 사용되고 있는지를 탐지 할 수 있는 장치로, 보위부나 국경경비대, 검열 부대(중앙에서 파견된 단속전문부대) 등의 기관들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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