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구광호 기자
취재: 이시마루 지로, 이진수
정리: 이시마루 지로
'림진강'의 구광호 기자는 평양시의 00구역에 살고 있다. 직업은 밝힐 수 없지만, 근무하는 기업소에는 돈을 주고 출근한 것으로 하고 장사를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중국 길림성에 있는 친척이 지원해 주기도 해서, 경비가 엄중해진 국경의 두만강을 넘어 자주 중국과 왕래하고 있다.
평양은 지금 2012년 4월을 '강성국가' 건설의 출발점으로 삼고, 중심부에서 대규모의 도시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은 경제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에서도 평양의 쇼윈도 기능만은 더욱 더 충실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거기서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생활은 어떨까? 구광호 기자에게 물었다.
항상 '준비된 상태'인 수도
Q : 평양에는 적지 않은 외국인이 방문합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13만 명에 달했고, 일본인, 유럽인과 미국인도 갑니다. 평양시민은 웃는 얼굴로 외국인을 맞이하고 미디어에 소개되는 거리풍경도 깨끗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실제는 어떻습니까?
구 : 평양은 언제나 '준비된 상태'입니다. 사람들은 (외국인과의 접촉 방식) 연습을 강요 받기 때문에 옷차림도 예쁘고 웃는 얼굴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좋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20~30% 정도일까요. 나머지 70%의 평양시민은 (외국인이 오기 때문에) 행사에 참가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참가하러 가고 꽃다발을 흔들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흔들고 있습니다.그리고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싶어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빌려서 예쁘게 하고 갑니다. (동원되는) 행사에 참가하지 않으면 평양에서 추방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지못해 갑니다. 그렇다고 해도 평양 시민은 지방과는 달리 옷차림에 매우 신경을 씁니다. 거리를 걷는 서민들도 그렇게 초라하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
Q : 평양과 지방도시는 생활수준이 다릅니까?
구 : 차이가 있습니다. 수도는 수도니까요. 평양은 인구가 많아서 물건도 잘 팔립니다. 장사해서 돈 버는 사람도 많고, 고급품을 사는 층도 있습니다.
Q : 평양시민의 자존심 같은 것은 있습니까?
구 : 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옷차림에서도 그렇고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해도 창피하지 않게 옷을 입는 사람이 많습니다. 먹어버리면 배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모르잖아요. 오늘 죽을 먹고 왔는지 호화로운 식사를 하고 왔는지 다른 사람은 모릅니다. 이렇듯 먹는 것으로는 뒤쳐져도 입는 것으로는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옷차림은 체면이니까요. 하지만 깔끔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실제 집에 가보면 살림이 아무것도 없거나, 깜짝 놀랄 만큼 허술한 음식을 먹고 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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