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장에 패배한 국영 제1백화점 (5)
취재 구광호
감수 리상봉(탈북자)
정리・해설 이시마루 지로
III 해설 시장 파워에 진 국영 상업 下
이시마루 지로
국민의 대부분은 소비물자를 시장에서 구입 한다
특권계층이 아닌, 대다수의 주민들은 주로 어디에서 물자를 구입하는지를 알아보자. 구광호 기자, 이상봉 씨를 비롯한 여러 북한 사람들의 의견을 참고로 해 정리하였다. ◆쌀, 옥수수 등의 식량 대부분 장마당에서 구입한다. 일부 주요 기업소, 관공서, 공안기관 등에서는 국가에 의한 배급이 있지만, 부족한 부분은 장마당에서 채운다.
◆고기, 계란, 물고기, 야채 등 역시 장마당에서 구입한다. 수산물 상점 등의 국영상점은 거의 괴멸 상태다. 생산자로부터 직접 사는 경우도 있다.
◆빵, 과자, 떡 등의 가공식품 대부분 장마당에서 구입한다. 각 가정에서 만들어진 식품이 싸고 맛있다. 중국제품이 대체로 비싼 편이다. 국영기업이 제조하고 국영 도매상점에서 판매하다 '봉사매점(인민반 등의 협동조합이 경영하는 매점)'으로 흘러 가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거래는 시장 가격.
◆술, 담배 대부분 장마당이지만 '봉사매점'에서도 조금 살 수 있다.
◆된장, 간장, 소금 질이 좋지 않은 지금도 국정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식량공급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질 좋은 것은 장마당에 있다.
◆냄비, 솥, 식기 거의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국영상품이 가끔 팔리지만 질이 좋지 않다.
◆의류 거의 장마당이고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일부 국내 수공업자들이 생산한 제품도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
◆약품 장마당에서 암거래로 팔리고 있다. 의약품은 국영 약국이나 병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부정유출이 성행하고 있다.
◆전자제품 (중국산) 전등 같은 간단한 물건 외에는 장마당에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 상품 전문 판매점인 '수매상점'에서 산다. 시장 가격이고, 개인 간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제품 (국내조립 등 국내상표)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제품에 따라 개인거래 되거나 암거래한다.
◆비누, 화장품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 중국산.
국산 식품은 시장에서 중국식품과 경쟁
대부분의 제조업이 중국제품에 뒤쳐지고 국산품은 거의 없어지는 상태이지만, 시장에서 외국산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품목도 있다. 바로 식품이다. 시장의 내부가 촬영된 영상을 보면 과자나 빵, 조미료 등은 중국제품과 같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중국산보다도 잘 팔릴 때도 있다. 북한 내부의 구광호 기자는 '식품은 확실히 국산품이 많다. 중국 제품은 외형이나 맛에서 나은 편이지만, 몸에 해로운 첨가물과 위조품들이 많이 들어와 믿지 못한다.
음식은 국산을 찾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저렴한 국정가격으로는 물건이 돌지 않는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수지가 맞는 가격으로 팔아 이익을 챙기는 구조가 돼야 한다.
과자나 음료수의 제조 기계를 수입 하고 재료와 전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국영 식품 제조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시장가격으로 팔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제품이 부정 유출되고 있는지, 기업이 비합법적으로 팔고 있는지, 현시점에서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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