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 XX군 교외에 있는 병원 운영에 관여한다는 박씨의 증언도, 올들어 아사자가 속출했던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공무로 중국을 찾아왔다는 그는 당시 병원 모습을 이렇게 회고했다.
"1, 2월 그리고 5월이 비참했습니다. 병원에는 매일 새로운 시체들이 실려왔습니다. 주변에서 쓰러진 꼬제비들입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 서너 명이 실려왔어요. 그때마다 장례를 낼 수도 없어서 시체가 10구 모이면 합동으로 장례식을 하게 됩니다.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 했었지요. 나무도 없어서 그냥 가마니에 말아 트럭에 싣고 교외에 묻었습니다"
노동당의 중견간부인 김씨를 만난 것은 길림성 어느 호텔의 방에서였다. 김씨는 황해도 일대의 농촌을 돌아다니며 당의 방침을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5월에서 6월에 걸쳐 방문한 농촌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런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늙은 부모를 쫓아내거나 아이를 버리는 일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지요" 이어 김씨는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황해남도 농촌 중에서 가장 비참했던 지역은 청단군입니다. 거기서는 도대체 몇 십%의 사람들이 사망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청단군의 화양리라는 농촌에서는 배고픔에 시달려 정신이 나간 부모가 아이를 가마에 삶아 먹다가 잡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계속) [2012 황해도기근] 기사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