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인 농민들이 아사하고 있다...이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취재반은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취재반이 접촉한 황해도의 주민들은 저마다 "'군량미', '수도미' 명목으로 농촌에 있는 식량을 전부 가져갔기 때문이다"라고 증언했다. 게다가 김정은 씨의 '지도자 데뷔'에 따른 막대한 낭비도 곡창지대 황해도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 많은 농민들을 기근상태에 빠뜨렸던 것이다. 아사자의 발생 원인을 증언으로 알아본다. (이 진수, 이시마루 지로)
[2012 황해도기근] 기사일람

병사들이 말린 옥수수를 모으고 있다. 농장원(농민)들이 수확하지 않고 방치해 둔 밭의 것이지만,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군대가 직접 수확해 말려서 가져가는 것이라고 한다. (2008년 10월 황해남도 과일군 심의천 촬영)
병사들이 말린 옥수수를 모으고 있다. 농장원(농민)들이 수확하지 않고 방치해 둔 밭의 것이지만,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군대가 직접 수확해 말려서 가져가는 것이라고 한다. (2008년 10월 황해남도 과일군 심의천 촬영)

 

◇극심한 수탈현장
곡창지대인 황해도의 협동농장에서는 최근 5~6년, 군대와 농민들이 마치 수확물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듯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부대의 식량을 확보하려는 군대와, 굶주림을 피하기 위해 몰래 감추어서라도 생산물을 확보하려는 농민 사이의 '전쟁'이다. 그것이 올해 들어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농촌의 간부부터 보안원(경찰), 검찰관들까지 모두 나와 무서운 기세로 '군량미'를 거둬갔습니다. 농가에 찾아와서는 여기저기 수색하고, 감춘 식량이 없는지 온 집안을 다 뒤져보는 겁니다" 이 목격담을 이야기한 사람은 황해남도 ○○군 교외에서 병원 경영에 종사하는 박 씨이다. 관리들은 끝이 뾰족한 철봉으로 주민들을 위협하면서 조금이라도 많은 식량을 가져가려고 혈안이었다고 한다.

또한 올해 들어 3번이나 황해남북도의 농촌을 취재한 아시아프레스 북한내부기자 구광호 씨도, 2월 당시의 현지 상황을 이렇게 돌이켜 본다.
"여느 때 같으면 말려뒀을 볏단을 마을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말리는 과정에서 농민들이 슬쩍 훔쳐 군대의 몫이 적어진다며, 군대가 수확하자마자 가져가버렸다는 겁니다"

황해남도의 농촌일대를 돌면서 노동당의 방침을 전하는 중견간부 김 씨도 살벌한 식량탈취의 현장을 이렇게 전했다.
"농민들이 가져가지 못하도록 총을 든 군인이 탈곡장을 지키고 있고, 탈곡이 끝나면 전부 가져가버립니다. 군대 뿐이 아니에요. 농촌간부들도 농민들이 생산물을 어디에 감추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마당을 파보기도 하고 화장실까지 수색해서 뺏어 갑니다. 그 식량을 가져가면 농민들은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져갑니다. 상부의 명령으로 규정량을 납부하지 않으면 간부자신이 지위를 잃어버리기 떄문입니다"

생산하자마자 모든 식량을 빼앗긴다...황해도의 농촌에서는 그야말로 폭력적인 수탈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곡창지대의 농민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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