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오물장을 뒤지는 가족 꼬제비. 집을 잃고 가족 전체가 방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 2008년 10월 심의천 촬영
(참고사진)오물장을 뒤지는 가족 꼬제비. 집을 잃고 가족 전체가 방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 2008년 10월 심의천 촬영

 

이렇듯 우리 취재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만난 황해도 현지 주민들 입에서 나온 처참한 기아의 정보로 판단할 때, 안타깝게도 황해도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상당수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은 틀림없다는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추가로, 6월로 들어가면서 감자와 보리 이외에 시금치 등 야채의 수확이 이루어져 아사자가 감소했다는 증언을 그들 또한 공통적으로 했었다.

2008년 유엔이 북한당국과 공동으로 실시한 인구조사(편주: 인구를 10%이상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있다)에 의하면,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의 농촌지역 인구는 약 150만 명이다.

(참고사진)수확 작업에 동원된 여성. 농민 생활의 피폐와 생산 의욕 저하로, 도시주민의 노동력에 의지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 서애동에서 2008년 10월 심의천 촬영
(참고사진)수확 작업에 동원된 여성. 농민 생활의 피폐와 생산 의욕 저하로, 도시주민의 노동력에 의지하고 있다. 황해남도 해주시 서애동에서 2008년 10월 심의천 촬영

 

이 중에서 가령 사망률이 1%라고 해도 1만 명 이상이 사망한 셈이 된다. 황해북도의 농민이나 도시에서 바닥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이 몇 배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

사망자 수를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올들어 황해도에서 적어도 만 명 단위로 사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본 연재를 끝까지 읽어보면 우리 추측이 결코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황해도에서 일어난 상황은 '식량난'이 아니라 '기근'인 것이다.

앞서 봤듯이, 황해도에서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아사하는 그 순간에도 평양에서는 김정은 씨를 세습후계자로서 전 세계에 소개하는 큰 행사들이 연달아 진행되고 있었다. 과연 김정은 씨의 등장과 기근에는 어떤 연관이 있었던 것인가? 왜 곡창지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다음 회에서는 '2012년 황해도기근'의 발생 요인을 알아본다. (계속)  [2012 황해도기근] 기사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