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를 취재한 아시아프레스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올해 황해남도의 가을 수확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고 한다. 이는 올해 초부터 연이어진 가뭄과 수해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하지만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중국으로 나온 한 주민은 사리원 지역의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나은 편이라고도 한다. 가을 수확량에 지역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11월 중순 중국에서 만난 황해남도 취재협력자는 옹진군에 위치한 해방리, 만진리, 장송리 등의 농촌을 두루 둘러보고, 현지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밭에 나가보니 강냉이가 작았다. 비바람 때문에 넘어진 강냉이도 많다. 벼 색상도 안 좋다. 평균적으로 볼 때, (농사가) 안 됐다. 주민들도 '수령님 때는 1,500만톤 구호까지 있었는데 이제는 강도는 늘고 농사는 안 되고...'라며 신세한탄만 한다"
이어 이 취재협력자는 "주민들은 이대로라면 쌀 값이 (키로 당) 10,000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쌀 구경도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세월 속아 산다'며 한탄하면서도, 국가의 지원을 기대하기보단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규찰대가 가을 낟알을 단속해도, 주민들은 필사적으로 훔치거나 뇌물을 바쳐가며 쌀을 숨긴다고 한다.
가을에 못 훔치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11월 중순에 중국으로 나온 주민은 "황해남도가 (농사가) 안 됐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사리원은 비교적 잘 됐다. 작년에는 수해가 세게 났는데 올해는 낫다"고 말했다. 가을 수확량에 지역차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수확량과 상관없이 황해도 전체적으로 식량사정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은 취재협력자와 주민의 공통된 증언으로 쉽게 알 수 있다. 중국에서 만난 황해도 주민은 "장마당을 한 바퀴 돌면 100명 정도의 꼬제비가 보인다. 원래 꼬제비는 다 죽고 새로 생긴 꼬제비들이다"라고 말했다.
꼬제비와 수확량 사이에 얼마만큼의 연관성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꼬제비의 증가가 민중 생활의 악화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