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하는 게 먼저냐, 사람 죽는 게 먼저냐'
황해도에서 집중적인 취재활동을 하고 있는 '림진강' 취재협력자 정명수가 '김정은 1년'을 돌아보는 인터뷰 연재의 최종회로, 국내 정치 상황과 김정은에 대한 여론을 소개한다. 농민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새 지도자를 지켜보고 있는 듯 하다. 인터뷰는 작년 11월 말 중국 랴오닝성의 한 도시에서 진행됐다.
황해도 주민이 보는 김정은 시대 1년 (1)>>
◇동계훈련은 예년대로
문 : 지금 조선은 전시준비상태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정확히는 어떤 상황입니까? 한 미디어의 보도에 의하면 11월 3일부터 '준전시상태'라는데요.
답 : 제가 아는 범위로는, 매년 12월 부터 4월까지 행해지는 동계훈련이 올해도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11월과 4월은 '교도대(17세부터 50세까지의 제대군인과 미혼 여성들로 구성된 예비군. 전시 중에는 전투에 동원된다)'만이 훈련을 하고 1, 2, 3월은 '노동적위대(교도대 이외의 예비군. 수백만 명에 달한다)'도 참가합니다. 올해도 여느 때처럼 11월부터 '교도대'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문 : 동계훈련에 주민이 동원으로 장마당이 폐쇄돼, 생활에 영향이 없습니까?
답 : 장마당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주민에게 2, 3일간 장사를 시키지 않는다고 한 적은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매일의 장사로 현금 수입을 얻어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큰 타격이지요.
문 : 그 외에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답 : 여성동맹과 농촌의 작업반 등, 조직마다 '강연'을 합니다. 동원된 시간만큼 장사를 할 수 없으니 이 또한 생계에는 부담이지요. 또한. 훈련에 참가할 때는 주민이 각자 며칠 분의 식량이나 모포, 의약품 등을 준비해야 하므로 부담이 됩니다.
문 : 전쟁준비상태라는 것은, 등화관제까지 포함인 것입니까? 창문에 덮을 것을 씌우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답 : '준전시상태'가 선포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기가 전혀 오지 않기 때문에 숨길 것도 없지만요 (웃음)
문 : 양초의 빛이라도 새겠지요?
답 : 그것조차 아까워 밥 먹자마자 끕니다. 도시에서는 잘 사는 집도 있으니 전부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농촌은 가난하니까...
문 : 그럼 지금은 '준전시상태'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군요. 동계훈련이 시작되고 물가는 어떻습니까?
답 : 특별히 변화는 없습니다.
문 : 그럼 매년 하는 하나의 '행사'로서 올해도 동계훈련이 행해지고 있다고 봐도 좋은 것이군요. 특별한 것 없이?
답 : 그렇습니다. 그래도 병사들은 고생하겠지만, 일반적 주민들에게는 크게 관계 없습니다.
11월 당시, 북한에서 '준전시상태'가 선포됐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아시아프레스에서는 2006년 7월 동해로의 '미사일 발사' 때와 같은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단, 작년 11월에 미일양국의 합동군사연습이 행해졌던 것과 김정일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북한 당국이 예년보다 국내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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