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황해북도 한 농가의 현관 앞. 벽을 보수하지 않아 크게 훼손돼 있다. 창문에는 비바람을 막기 위한 비닐이 쳐져 있다. 2007년 10월 리준 촬영
(참고사진)황해북도 한 농가의 현관 앞. 벽을 보수하지 않아 크게 훼손돼 있다. 창문에는 비바람을 막기 위한 비닐이 쳐져 있다. 2007년 10월 리준 촬영

 

◇김정은 1년은 '50점'...주민들은 막연한 기대
: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지 곧 1년이 됩니다. 주위의 사람들 반응과 소문을 볼 때, 세간에서는 어느 정도의 평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그렇군요.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라고 봅니다.

: 그렇습니까. 생각한 것보다도 낮지는 않네요.
: 그(김정은)에게 '신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 그건 어떤 사람들입니까?
: 주로 농민들입니다. 김정은이 젊고, 외국에서의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서양식의 생활수준으로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내년(2013년)부터 새로운 경제정책을 실시한다는 소문도 있고, 게다가 1월 (8일) 김정은 생일에는 선물(특별배급)이 배부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실제로 농촌에 특별배급은 없었던 것으로 추측)

: 김정은이 되고 나서 경제가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올 한해 여러 사람에게 들었습니다. 실제로 무엇이 바뀌었습니까?
: 1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지요. 그래도 농촌의 사람들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좋아진 점을 하나만 들면?
: 큰 기업소를 작게 해체해, 각자 운영을 정상화 하도록 한 것은 평가할 수 있지요.

: 황해도에서는 많은 아사자가 나오는 한편, 돈이 만능인 사회가 돼 강도가 증가하고 장유유서도 없어지는 등 사회질서가 무너졌다고 보는 북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이대로는 나라 망하는 게 먼저냐, 사람 죽는 게 먼저냐'하는 생각입니다. 제대로 가동하는 기업소도 거의 없고, 미사일이나 핵으로 국고도 빈털터리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일 시대부터 괴로운 생활을 강요당해 온 북한 농민들은 김정은 체제 첫 해에 이렇다할 개선사항이 없고 밝은 전망도 보이지 않지만, 김정은의 '젊음'에 희미한 기대를 안고 있다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지금까지 계속 속아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속을 뿐이다'라는 주민도 적지 않고, '신심'의 근거도 매우 빈약하다. '나라가 먼저인가 사람이 먼저인가'라는 정 씨의 말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현재 북한 사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 (끝)  (정리 = 이진수, 백창룡)

[황해도 주민이 보는 김정은 시대 1년] 기사 일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