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조 관리제'의 전망은? 이러한 '분조 관리제'로 대표되는 새 농업 정책은 앞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과 농민의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인가? 작년 9월에 아시아프레스가 중국 길림성에서 인터뷰한, 농촌 사정에 밝은 황해도의 노동당 간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직 국가의 결정에 의해 땅을 나눠 주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하려 해도 농촌의 현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부림소는 분조당 한 마리 밖에 없구요, 트랙터는 작업반에 한대일 뿐 그것조차 연료와 수리 부품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또 전력난으로 펌프가 움직이지 않아 농지에 물 공급조차 안 됩니다. 농민에게 토지를 준다고 하더라도 운영할 수 없잖아요. 게다가 국가가 농장을 운영하는 지금에도 수확물을 훔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개인이 농사 하면 도둑질은 더욱 활발해지고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날 겁니다"
이 간부의 지적처럼 '분조 관리제'가 실행된다 해도 실제 농사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제기되는데, 이러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농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북한 당국이 앞으로 어떤 농업 정책을 실행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농민들에게 확실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의사소통의 결여'가 농민들의 의문과 불만을 키우는 것이다.
농민들에 대한 수탈은 사라지나?
"농장원들의 생산 의욕이 높아졌습니다" "한 사람당 2톤의 쌀을 받은 농장원들은 스스로 국가와 군대에 쌀을 보내게 되었다. 모든 것이 '자원성'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올해 4월 11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실린 황해남도 재령군 삼지강 협동 농장 관리 위원장 리혜숙 씨의 말이다.
이 농장에서는 분조 관리제를 지난해부터 도입하였는데 '작년의 호우와 태풍에도 불구하고' 생산은 증대했다는 것이다. 아시아프레스가 반복해 보도했듯이 현재 농민들의 생활고의 커다란 원인은 '군량미'나 '수도미'의 헌납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수탈'이다.
농장 관리의 리 씨는 농민들이 수확물을 국가에 '헌납'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이러한 '수탈 구조'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올해 3월에 내건 '핵 무력건설과 경제건설의 병진'이라는 파격적인 노선은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새로운 경제정책들에 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의 한 부분으로서 새로운 분조 관리제의 원활한 전진도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현재 북한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앞으로 '분조 관리제'나 '개인 경작'이 원활히 운영되어 농민의 생활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