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부자의 얼굴형상에 동원되는 학생들.(카드섹션)
배경대(카드섹션)에 동원된 학생들, 특히 김 부자의 얼굴 형상에 동원된 학생들은 따로 선발되는데 매 학생들의 사상, 생활 등의 료해를 걸쳐 선발하며 공연장 까지의 통근도 별도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
이들은 맏은 배역의 중요성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훈련과 공연장을 이탈할 수 없다. 2003년, 혹은 2004년으로 기억한다. 김일성 부자 얼굴 형상에 동원된 학생의 어머니가 공연 당일 암으로 사망했는데, 그 학생은 어머니의 임종도 보지 못하고 공연에 참가해야만 했다.
행사 준비위원회 내부에서는 이 학생에 대한 '긍정자료'를 중앙당에 올려 표창문제를 논하고 있었는데 그후 결과는 알 수 없다. 또 한번은 한 학생이 공연 중 장비에 배가 깔리는 사고를 당했는데, 교체할 인원이 없어 고통을 참고 공연을 지속했다. 공연이 끝난 뒤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끝내 장파열로 사망하고 말았다.
당국에서는 사망한 학생에게 '김일성 청년 영예상' 메달을 수여했다. 대형장비를 공연자들이 인력으로 밀고, 다른 공연자들로 혼잡을 이루기 때문에 자주 발생하는 사건이다.
또한 공연에 동원된 '조선인민군 교예단' 공중 교예사가 줄이 끊어져 지상에 추락, 즉사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러한 참혹성으로 하여 돈 있는 집 자녀들은 뇌물을 바치고 이 사업에 참가하지 않지만, 출신성분이 낮고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이 사업에서 빠질 수 없다.
공연에 동원된 학생들의 부모들도 이 사업에 굉장히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아이들을 공부를 시키지 않고 행사훈련에만 동원하니 아이들이 뭐가 되겠나', '아이들의 영양보충은 둘째치고 매일 도시락을 싸주는 것도 벅차다', '지도교원들이 아이들을 너무 혹사시킨다' 등의 의견들이 굉장히 많다.
물론 이러한 의견들도 내놓고 말할 수 없고 뒤에서 이야기하며 안타까워 할 뿐이다. 특히 어린 아이를 공연장에 내보낸 부모들의 걱정과 근심은 더하다. 공연참가의 여부를 통치자를 모시는 충실성과 연결시키다보니 부모들로서도 옆에서 걱정어린 눈길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리랑 공연은 이렇게 보아야 한다
이 외에도 이 공연의 반 인권적인 문제들을 들자면 수없이 많다.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공연참가자들의 기계처럼 정교한 움직임과 화려함만을 보지 말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짓밟힌채 땀과 눈물로 가득찬 공연자들의 내면을 봐야한다.
특히 이런 '인간기계'들의 공연은 세계유일의 3대세습을 자행하는 북한만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과거에는 일제의 강점하에 나라를 빼앗긴 슬픔과 울분으로 '아리랑'을 불렀다면, 이제는 3대에 걸친 독재하에서 인권을 말살 당한 김 씨일가의 노예로 '아리랑'을 불러야 하는 북한주민들의 심정을, 세계는 보아야 한다. (끝) <<북한 '아리랑 공연'의 실체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