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평양시 서성 구역 3대 혁명 기념관 인근 광장에 김정일의 생일 축하 열병식의 훈련을 받는 여학생들이 모여 있다. 여학생들의 가슴에는 번호표가 붙어 있다. 촬영 : 리준 (아시아프레스)
2006년 8월 평양시 서성 구역 3대 혁명 기념관 인근 광장에 김정일의 생일 축하 열병식의 훈련을 받는 여학생들이 모여 있다. 여학생들의 가슴에는 번호표가 붙어 있다. 촬영 : 리준 (아시아프레스)
탑 위의 감독이 여학생들의 동작을 확인한다. 촬영 : 리준 (아시아프레스)
탑 위의 감독이 여학생들의 동작을 확인한다. 촬영 : 리준 (아시아프레스)

 

◇관절염 빈발, 실수는 공동 책임. 충성심 테스트와 같아 피할 수 없어
(백창룡)

김정은 정권은 7월 27일 '전승절(한국 전쟁 휴전일, 올해는 60주년)'을 맞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해외에서 많은 미디어와 여러 외교 사절이 초대된 가운데 열린 이번의 열병식은 북한 관영 매체들뿐만 아니라 일본 방송사와 통신사에 의해서도 전해졌다.

언뜻 보기에 규모가 잡힌 박력 있는 열병식이지만, 참가하는 병사들과 학생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탈북자 출신 기자 백창룡이 보고한다.

백 기자는 이번 열병식을 북한 관영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서 보았는데 군대와 민간 군사조직의 다양한 부대가 행진하는 모습이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끈 것은 빨간 넥타이를 맨 중학생들. 아직 10대 중반밖에 보이지 않는 어린 학생들이 자동 소총과 수류탄을 몸에 지니고 행진하고 있었다. 성인 부대와 같이 규모 있게 행진하는 어린 그들을 보며 그들이 흘렸을 땀과 눈물에 대해 생각했다.

적어도 열병훈련은 6개월 이상, 경우에 따라 1년 이상의 행진 훈련을 진행하는 것을 직접 보아 왔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에게 이 훈련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을 것이다.

북한의 민간 무력(민간 군사조직)을 대표하는 것은 '노동적위대'와 '붉은 청년 근위대'다. 이 민간 무력 대열의 대부분은 대학생, 전문학교 학생과 중학생으로 구성된다. 열병식 행사에 선발되면 행사 준비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수업은 오전 중에 마치고 오후는 열병식 훈련만 진행한다.

열병식에 참가한 많은 학생이 과도한 행진 훈련의 결과로 무릎 관절의 아픔을 호소한다. '처벌훈련'이라는 가혹한 훈련도 적용된다. 연습을 잘 못한 경우 잘못을 범한 본인 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그룹 성원 모두가 공동의 책임으로 '처벌'훈련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처벌 방법은 북한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 훈련에 적용되는데 집단 체조와 카드섹션, 군중시위 등의 행사 훈련에서도 볼 수 있다. 본인의 잘못으로 대열이 다 같이 '처벌훈련'을 받게 되면 잘못을 범한 사람은 대열의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 인격 모독적인 발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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