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병사들도 민중의 아들딸이다. 형편없이 수척해진 얼굴을 보고 부모들은 울고 주민들은 동정한다. 북한 내부 기자들도 슬픈 광경을 자주 보고 있다. 취재: 구광호, 김동철. 정리: 이시마루 지로
◆부모들은 울고 있다 (구광호)
제가 사는 평양시 **구역에서는 군대가 거리를 지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야위어 있다. 올해(2011)처럼 군인들이 약해진 모습을 자주 본 해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목은 마치 오리처럼 가늘다. 여위지 않은 군인 수가 별로 없을 정도이다. 정상인 것은 군관들이다. 군대에 입대해 1~3년 정도 된 젊은 군인들의 건강상태는 한심하다.
주민들은 "먹여 주지도 못하고 영상실조에 걸리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군대에 데려가?"라며 불만이다. 지금 지역적으로는 강원도에 배치된 부대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나의 동네에 아들이 강원도의 부대에 배치된 집이 있었다. 군대에 가 3, 4년 됐는데, 영양 실조에 걸려 집에 돌아와 있다. 그 집 아들이 말하기를 "(군대에서는)감자만 그릇에 담아 나오는데 그 감자도 정말 작다. 세어 봤는데 52알이였다"고 말했다. 콩과 비슷한 크기라고 한다.
군대에서는 먹을 게 없다는 말을 입 밖에 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말하기 마련이다. 근처의 아파트에서 살고, 자전거 부속을 파는 여성의 아들도 영양실조로 돌아왔지만 "아들이 일어서지도 못한다. 몸이 회복되어도 군대에 보내지 않는다. 아들을 죽인다"고 그 여성은 하소연했다.
자기 자식이 귀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나라를 지킨다고 군대에 데려갔는데 영양실조에 걸려 집에 돌려보낸다. 부모들은 이렇게 한다면 귀하게 키운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군에 입대하면 1, 2년 정도면 대부분 영양실조에 걸린다. 심하면 몇 달 안에 영양실조에 걸린다.
군대에 가서 굶어 죽었다는 말은 정말 많은데 병사가 죽으면 부모에게 부대로부터 통지가 온다. 부모들이 부대에 가면 '설사로 죽었다'고 알려 주지만 부모도 바보가 아니니 시신을 보면 굶어 죽었다는 것쯤이야 금방 알 수 있다. 이러한 소식은 금방 퍼지기 때문에 아들의 입대가 결정된 부모들은 울기만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싸우는 군대가 따로 있다"고 주민들은 야유하고 있다. 어디에 숨겨 놓고 있느냐고. ※부대에서 집으로 돌려보내는 군인들은 '병보석'이라고 말하는데 그대로 부대에 두면 죽을지 모른다고 판단되는 경우라고 한다.
이런 최악의 상태는 '허약 3도'라 하고 좀 더 나은 상태를 '허약 1, 2도'라고 부르는데, 이런 1, 2도 상태에서 집으로 가려면 교환 조건으로 부대에서는 부모들에게 식량 수백Kg을 요구한다는 북한 내부의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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