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었나? 너무 한심해서 말 못 합니다"라고 고백하는 병사
생생한 비디오 기록이 있다. 2011년 3월 평안북도의 한 거리에서 아시아프레스 북한 내부 기자 김동철은 2명의 병사를 찾아 몰래 영상을 촬영하며 말을 걸었다. 병사들은 부대의 식사를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일반 주민인 김동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뭔가 일을 도와줄 테니 먹을 게 있으면 달라는 것이다. 녹음된 음성은 군부대의 궁핍한 상황을 당사자인 병사가 적나라하게 말한 것이다. 자료로서 매우 강한 증거력이 있다. 취재: 김동철. 정리, 해설: 이시마루 지로
김동철 기자와 두 병사의 대화를 재현해 본다. 두 병사는 하사관(부사관)으로 승진하기 위한 '군관(장교) 학교' 소속이다. 군관 학교에는 입대 후 몇 년의 병사 생활을 거친 병사가 부대의 추천으로 입학하는 학교인데, 이들 두 병사는 어떤 이유로 학교에서 어느 부대로 가고 있는 듯 했다.
김동철 기자 (이하 김): 너희 둘 다 오늘 시간 있냐?
병사1: 오늘인가요?
김: 수도 공사를 하려고 생각했댔는데...
병사1: 많습니까? (일감이 많은가?)
김: 그렇게 많지는 않아. 나이는 몇 살이야?
병사1: 26입니다.
김: 어느 부대야?
병사1: ***에서 왔습니다.
김: 저쪽의 군관 학교?
병사1: 네.
김: 뭐 꽤 여위었구나, 힘들지?
병사1: 힘듭니다.
김: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병사)이 많지?
병1: 모두 약해지고 있습니다.
김: 모두 그래?
병사1: **분대는 모두 그렇습니다.
김: 몇 년도에 군관 학교에 들어갔어?
병사1: 04년도에 입학했습니다.
김: (다른 한 명의 병사에게) 너는 몇 살?
병사2: 29입니다.
김: 너는 아직 괜찮은 것 같구나. (웃음. 병사1을 향해) 너는 이제 제대하는 시기이지, 26이면.
병사1: 아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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