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어느 부대에 배속될지는 부모의 정치, 경제적 능력에 크게 좌우된다. 부모가 힘이 있으면 '편안한 부대'에 갈 수 있다. 재일 귀국자 출신의 탈북자 리상봉 씨도 90년대 말 아들을 입대시킬 때 뇌물을 썼다.
"나는 초모 담당 장교 두 사람에게 일본 엔으로 2만엔 씩 주고 아들을 **도 '교도 연대'에 넣었다. '교도 연대'는 일반인에게 군사 교련을 시키는 곳으로 민간인과 접촉도 많고 뇌물도 들어오고 뒤에서 장사도 할 수 있다. 계속 중노동만 시키는 건설부대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편하다. 이 외에도 대우가 좋은 부대들은 군 직속의 체육단이나 군악대, 선전대, 통신 부대 등 여러 부대가 있다. 중국 국경의 국경 경비대도 밀수꾼과 탈북 브로커에게 뇌물을 받아 수입이 좋고 영양실조에 걸리는 것은 별로 없다"고 그는 설명한다.
편집부가 취재한 양강도 출신의 30대 남성은 2000년대 초, 역시 부모가 뇌물을 써 서해안의 항구 부대에 배치됐다. 북한에서는 항구 출입을 비롯한 검문 경비를 군대가 담당하고 있다. 출입에는 매번 증명서가 필요하다. 어선이나 무역선, 화물선 등에 출입하기 위해, 또는 장사로 항구에 드나들고 싶은 자는 이 검문을 담당하는 병사들에게 뇌물을 주고 편의를 보장받는다.
"나는 부대에서 계속 입쌀밥만 먹었고 저축한 뇌물이나 주민들이 군에게 주는 지원품으로 불고기도 잘해 먹었다. 장사꾼들도 역시 이해관계가 있는 곳의 부대를 지원하려고 하니까"라고 그는 말한다. 게다가 그는 집에서 다시 뇌물을 써 일 년 정도에서 제대하고 대학에 진학했다.
이처럼 주민을 통제할 권한이 있는 부대에 배속되면 뇌물을 받는 등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으로 식사에 대한 어려움은 적다. 물론 김정일 일가를 비롯한 로열패밀리 및 고급 간부를 경호하는 호위 총국과 공군, 특수부대 등은 원래 대우가 높다. (하지만 과거에는 대우를 받던 공군과 호위 총국의 병사들도, 최근 식량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