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죽은 자도 총살
보위사령부 검열에 주민들이 긴장하는 것은 북한에서는 예사로운 일이지만, 혜산시 주민들에게 있어선 특별한 악몽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보위사령부 검열에 대해 혜산출신 탈북자 림철수 씨는 체험자로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보위사령부는 한국의 기무사령부에 해당하는 기구로서, 엄밀한 의미에선 군 내부의 일정한 기능을 맡는 기구이다. 이러한 보위사령부가 민간 검열에도 동원되기 시작된 것은 김정일 정권 시대다.
1990년대 중반, 양강도 혜산시에서 실시된 검열을 시작으로 민간에 그 존재를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의 보위사령부 검열로 인해 혜산시 주민 10여 명이 공개 처형되고, 그 여파로 수많은 주민이 형벌을 받았고 산간오지로 추방됐다. 이들의 처벌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조사 중에 죽은 범인을 냉동시켰다가 공개 처형장에 끌고 나와 처형시킬 정도였다.
당시 혜산 주민들 속에서 보위사령부는 '죽은 사람도 입 벌리게 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무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혜산으로부터 시작된 당시의 검열도 함경북도와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도시를 거치며 퍼져나갔다. 그 후 보위사령부는 '국가보위부', '보안성', '최고 검찰소' 등 북한 최대의 사법기관들에 대한 검열을 진행함으로써, 한마디로 모든 사법기관의 권능을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구로 알려져 왔다"
이어 림 씨는, 혜산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보위사령부의 검열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이 처형되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공포의 대상인 보위사령부가 진행하는 이번 검열은 또 어떤 여파를 남길지 주목된다. 아시아프레스는 이번 검열사업에 대한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