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집권 3년 째인 해다. 예전의 북한 흐름대로라면 집권자의 생일은 벌써 국가적 명절로 표기됐어야 했지만, 새해를 맞으며 북한에서 새로 발행된 달력에도 김정은의 생일(1월 8일)은 표기되지 않았다. 아시아프레스는 12월 24일,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온 무역일꾼으로부터 북한 달력을 입수했다. (백창룡 기자)
북한 영화와 영화배우들을 소개한 북한의 새해 달력에는, 법정 휴일은 예전 그대로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김정은 생일은 어디에도 표기돼 있지 않다.
여러 원인 중에서도, 조선 민족 풍습인 3년제를 잘 지켜 집권자의 도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마지막 달을 공화국 역사상 유례없는 피의 숙청으로 마무리한 김정은에게 도덕성을 논하기엔 어불성설이겠지만, 북한 관례대로 하면 공화국의 지도자는 '도덕, 의리의 최고 화신'이 돼야 하는 만큼 1~2년 생일을 미루는 것은 예견된 것이다.
또한, 집권자의 탄생일을 국가 최대의 명절로 기념하는 북한이 3대에 걸쳐 '위인'의 탄신일을 다 기념하기에는 북한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점도 있다.
북한당국이 정권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라고 명시한 이상, 김정은 정권이 계속되는 한 북한 달력에 김 씨 집안의 명절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