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장성택 부위원장을 종파의 우두머리로 몰아 총살한 이후, 국내외의 관심이 장성택의 미망인인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의 거취에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에 김경희가 참석하지 않아 많은 설이 엇갈리는 가운데, 아시아프레스는 이번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북한 내부의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북한 주민과의 전화 통화를 가졌다.(백창룡)
18일, 북한 북부 지역의 국경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와 아시아프레스와 통화 내용을 아래에 게재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정부의 말 귓등으로도 안 들어
기자 :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을 숙청한 것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협력자 : 이번 장성택 숙청에 대해 똑똑지 못한 사람들은 그저 다 죽이라는 거지요, 장성택의 측근들을. 그러나 좀 똑똑하고 온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정부의 소리를 귓등으로도 안 듣습니다.
기자 :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백서를 내라고 한다는데,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까?
협력자 : 불만하다가 또 다 죽자고요? 무조건 다 써냈습니다. 우리 어제(17일) 추모 행사하는 것도 해당 기관에서 참가 인원에 대한 조사를 다 하고, 행사에 빠진 사람들에 대해 이유를 다 밝히는데, 막 죽겠습니다. 어디에 누가, 왜 빠졌는가에 대해. 전에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는데 점점 더합니다.
기자 : 요즘 간부들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협력자 : 다 풀죽어 있습니다. 서로 경계하며 말도 잘 안 하고. 그리고 특별히 가계에 대해서, 장성택과 김경희에 대해 말하는 거, 요즘 다 주의하고 있습니다. 그들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성택의 죄행에 대한 강연이나 회의를 많이 합니까?
협력자 : 많이 한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보위부에서 내려와 강연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성택이가 우리를 다 말아먹었은 걸로 강연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격분해 하는데 장성택이 때문에 우리가 못 살았는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김경희는 공개 장소에 나설 체면이 없을 것
기자 : 이번 추모 행사에 김경희가 안 나온 것에 대해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협력자 :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못 나오지요, 창피해서 어떻게 나옵니까? 여기선 다 그렇게 말합니다. 무슨 체면에 나서겠는가 하구요. 지금도 경희 동지가 앞으로 공개장소에 나오는가 안 나오는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기자 : 장성택 부부에 대해 다른 말은 없습니까?
협력자 : 전에 장성택 저택에서 보초 섰던 군대에서 들은 말인데, 그 둘이(장성택, 김경희) 따로따로 갈라져 다른 곳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초도 따로 서고 했다고 합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장성택 숙청 사건을 기점으로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안감과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장성택 사건과 관련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