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에는 '속셈의 비결, 뇌 혈전 문답집, 노래와 춤 교수안, 경제 계약' 등의 책들이 진열돼 있다. 국내 도서 외에도,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는 일명 불순출판물까지 사거나 빌려 볼 수 있는데 이런 도서의 구매와 이용은 판매자와의 친분이 있어야 가능하다.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다.
필자도 단골인 책 장사꾼에게 많은 책을 빌려 보았는데, 기억 남는 책으로 북한의 '100부 도서'인 '헤르만 게링그(괴링)'이다. 히틀러의 심복으로 2차 대전 당시 항공상을 지녔던 괴링의 일생을 다룬 이 책은 북한만의 고유 명사로 말 그대로 100부만 출판된 책이다. 북한 고위층을 위해 별도로 출판됐다.
시장엔 없지만, 중앙당 내부를 비롯한 특정 간부만을 대상으로 배포되는 '참고신문'도 있다. '참고신문'은 북한 공개 매체에서 볼 수 없는 해외 뉴스를 일, 주 단위로 배포한다.
사회의 평등함을 외치는 북한에서 특정 계급을 향한 서비스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반대로 서민들은 정보에 굶주려 있다. 특히 북한의 강력한 통제 대상인 '불순출판물'은 국영매체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많은 사람의 흥미를 돋운다. 한류 드라마나 영화도 주민들의 속에 널리 퍼지고 있지만, 전력 공급의 불안정과 단속 위험 등의 문제가 책의 수요를 높이고 있다. <<사진・북한주민의 삶 4 | 사진・북한주민의 삶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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