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생인 두 명의 소녀가 비 내린 거리를 걷고 있다
소학생인 두 명의 소녀가 비 내린 거리를 걷고 있다. (2013년 9월 북한 북부 도시. 촬영 아시아프레스)

 

'학교 당국이 내라는 액수는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있지요. 한 학생당 우리 돈으로 4만 원인데, 중국 원으론 35위안씩 학급별로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학교에 아이 두 명 다니면 7~8만 원 내야 하는데 다들 '이렇게라면 학교에 못 보내지' 이러는데, 실제로 아이들이 학교에 갑니까, 학교에 가면 돈 빨리 가져오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는 게 아니라 안 가지요. 학부형들도 돈을 못 내겠다는 겁니다. 아름차서(힘들어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북한 생활 경험자로서 이들의 심정에 충분한 이해가 간다. 지속적인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다 보니 의무교육제라 하여도 지방 교육기관의 경우 당국의 지원이 전무하고, 따라서 학교 시설의 보수와 보충을 하려 해도 모두 학생들로부터 돈을 받아 진행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교육과 거리가 먼 각종 사회적 지원이나 동원 등의 명목으로 자주 헌납을 강요하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심리적, 재정적 부담은 크다.

참고로 현재까지 진행돼 온 11년제 의무교육은 1972년 7월 조선로동당 중앙위 제5기 4차 전원회의 결정으로, 1975년부터 실시돼 온 교육체계다.

이번에 새롭게 시작되는 12년제 하에서는 소학교 4년제가 1년을 더 늘여 5년제로 실시하게 된다. 의무 교육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환경에는 좋은 것이지만, 위에서 보다시피 현재의 북한 경제 상황으로 볼 때, 학생들의 건전한 교육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무쪼록 김정은 시대에 아이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교육환경이 좀 더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