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신격화의 목적은 김정은 세습의 정당화
김일성 초상화만이 걸려 있던 곳에 김정일의 초상화가 추가로 걸려 있는 것이 아시아프레스 북한 내부 취재로 밝혀졌다. 영상과 증언을 통해 확인된 것으로, 이제 김일성의 초상화만이 걸린 야외 '태양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글: 백창룡)
2011년 말,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우상화 강화 사업이 주력되고 있다. 김 부자의 영생을 기원하는 '영생탑'과 '태양상' 초상도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난 김 부자에 대한 숭배를 강화하는 목적은, 김정은 권력 세습의 정당화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 헌법과 노동당 규약을 초월하는 최고의 행동규범인 '10대원칙'을 39년만에 개정한 바 있다.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 →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 개정된 '10대원칙'은 이미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을 동급의 존재, 이른바 '2명의 신(神)'으로 절대화하고, '2명의 신'의 사상에 기초해 속세의 정치를 집행하는 것은 유일한 '당' 뿐이라고 하고 있다.
이 '당'이 김정은을 가리키는 것은 틀림없다. 게다가,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 (편주:김 씨 일족)으로 영원히 이어나가며'라고 명기함으로써 김정은에 의한 세습 후계의 정통성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김 부자 2명에 대한 '신격화' 움직임은,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내부에서 촬영한 영상 속에서 잘 드러난다. 8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촬영된 초상화에는 예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김정일의 초상이 추가되고, 구호는 새로이 김정은으로 바뀌었다.
올해 12월, 김정은 정권은 출범 3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선전해 온 '주민 생활 향상'은 지지부진한 반면,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힘을 아끼지 않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버지(김정일) 때보다 더하다', '할아버지, 아버지에게서 나쁜 통치 수법만 이어받아'라는 평가가 나도는데, 김정은은 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