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법 당국이 북한으로부터 각성제를 밀반입해 중국과 한국 등에 판매한 한국인 3명에게 사형을 집행했지만, 북한 사회에서는 마약, 그 중 특히 각성제의 사용이 만연돼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린 중학생에서부터 각성제 사용을 단속해야 할 법기관원들까지도 각성제를 사용하거나, 사용자들을 감싸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정리 백창룡)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만연되고 있는 각성제 사용의 실태에 대해, 지난 27일 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았다.
◇0.8g에 쌀 20kg값...뿌리내린 각성제
기자 : 요즘 북한의 각성제 사용 실태는 어떤가? 아직도 얼음(각성제)이 잘 팔리고 있는가?
※얼음 : 환각 및 각성제로, 메스암페타민이 주원료로 사용된 얼음 결정체와 닮은 화학합성물이다. 북한에서는 '얼음'외에도 '아이스', 혹은 중국어로 빙두(氷毒)라고 부른다.
협력자 : 잘 팔리는 정도가 아니다. 작년까지 1g에 중국돈 100위안(한화 약 1만 6천원)에 사던 것이, 올해부터는 0.8g에 100위안으로 올랐다. 1~2번 흡입하도록 조금씩 포장된 것은 조선(북한)돈으로 3만원(한화 약 4천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 7월 27일 기준으로, 북한 내 환율은 중국돈 100위안=북한돈 12만원이다. 같은 날 기준으로 북한에서 쌀 1kg가격이 6천원 가량으로, 각성제 0.8g은 쌀 20kg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2~3인의 가족이 보름 정도는 먹을 수 있는 식량인 것이다.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각성제 중독이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얼음(각성제)는 어느 정도 만연된 것일까?
기자 :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얼음을 사용하는 주민들은 몇 퍼센트 정도 되는가?
협력자 : 이 지역은 농촌인데도 '빙두(氷毒)'를 빠는(흡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빙두를 해서 놀랐습니다. 혼자 생각으로, '이런 농촌에서까지 빙두를 하니 참 한심하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빙두를 하는 사람이 40% 정도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년까지 내가 살던 00시는 10명 중 8명 정도가 빙두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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