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가득한 브래지어...팔지 않는 이유는?
평양시 중심, 중구역에 위치한 북한 최대의 백화점인 '평양 제1백화점'.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김정일이 생전에 몇 번이나 찾은 것으로 유명한 이 곳에 아시아프레스의 카메라가 들어갔다. (취재:구광호 / 글:백창룡)
3층 한 쪽 벽면 가득히 색색의 브래지어가 여러 형식으로 장식돼 있었다. 꽃 모양이나 V자 모양, Z자 모양 등 전시돼 있는 브래지어가 족히 수백 개는 넘을 듯 하다.
이런 매장은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브래지어를 손에 쥐는 손님은 한 명도 없다. 한 여성이 판매원에게 브래지어를 살 수 있는지 물었지만, 판매원은 외면한다. '뻔한 것을 묻지 말라'는 태도다. 가격표에는 '300원'이라고 적혀 있다.
이것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에 따른 국정 가격이다. 촬영 당시의 환율로 계산하면, 한국 돈으로 약 78원 정도다. 아무리 물가가 싼 북한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공짜나 다름없이 판매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규모 적자를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브래지어는 팔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진열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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