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월경, 밀수는 '역적죄'로 될 수도...당국, 위기의식 느낀 듯
최근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정치사업자료'라는 강연자료를 만들어 해당 주민들에 대한 사상 교양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 백창룡)
지난 9월 초,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협력자가 보내 온 강연자료는 조선로동당 출판사에서 지난 5월에 출판 된 소책자로, '국경연선인민들은 오늘의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값있고 보람있게 살자'라는 제목이다. 총 4장분의 이 강연자료는 국경지역 주민들의 비법월경(탈북)과 밀수, 밀매 등의 행위를 '제도를 허물기 위한 적들의 책동(策動)에 의해 빚어진 것 '이라고 평가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각성하고 책임감을 높여 집권자의 의도를 잘 받들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국경지역주민에게 '책임감 가져달라, 적들의 책동을 경계하라'
강연자료의 맨 앞부분에 '국경연선 주민 정치사업자료'라고 강연 대상을 분명히 규정한 이 소책자는 시작부터 '국경연선 주민 모두가 조국수호전의 제일선을 지켜섰다는 책임감'을 가질 것을 호소하며, 공화국을 허물려는 적들이 지역 주민들의 비법월경과 밀수 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적들의 이러한 책동의 목적은, 사람들을 '조국과 인민, 후대들 앞에 대를 두고 씻지 못할 죄를 지은 반역자, 인간쓰레기'로 만들어 당의 두리에서 주민들을 떼어내 일심단결을 허물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북한 당국의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빚어진, 생존을 위한 주민들의 비법활동을 외부세력의 적대행위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 소책자에는 내용의 중요부분마다 해당 내용에 맞게 지역의 실례를 들어 강의할 것을 별도의 표식으로 강조했다.
중간부분에서는 오랫동안 사상적 동요 없이 집권자의 의도를 충실히 받들어 온 국경지역 거주민을 소개하며 다른 주민들도 이들을 따를 것을 요구한다. 4페이지 분량의 절반을, 이들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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