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반은 '해독, 이적행위'로 엄벌, 해양출입도 언급
지난 2월 4일,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질서와 바다 출입 질서를 어기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고문을 아시아프스의 취재협조자 최경옥 씨가 입수했다. 그 전문을 공개하는 것과 함께 거기서 보이는 북한 교통질서의 심각한 혼란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해설한다. 이 포고문은 국방위원회 및 인민보안부(경찰청에 해당) 명의로 공표되었다. (강지원 / 백창룡)
◇ 김정은 정권에서 두 번째 교통 관련 포고, 이번에는 평양시내 강조
7장으로 된 포고문의 첫 장에서는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말라'라는 제목 아래, 운전자를 중심으로 한 금지 행위 항목이 나열돼 있다. 아시아프레스가 2013년에 입수・보도한 교통질서 포고문과 유사한 내용이다.
주목되는 것은, 첫 장의 절반이 평양 시내 교통질서를 강조하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보통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포고문에 평양이라는 특정 지역을 강조한 것은, 최근 차량의 현저한 증가로 평양에서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고백하고 있지만, 일부러 이런 발표를 한 목적 중 하나는 김정은의 신변 안전과 관련된다고 생각된다.
평양시는 조선노동당 청사 등 정부 기관들이 집중된 것으로 하여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고급 간부들의 이동도 잦다. 따라서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실상이 고위층의 안전에 있어서도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실제로 2013년에 김정은이 탄 차량이 평양 시내에서 사고 위험에 처했지만 교통 여경이 상황을 수습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해 5월 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불의의 정황속에서 수령결사옹위의 영웅적희생정신을 발휘하여 혁명의 수뇌부의 안전을 결사보위하였다.' 는 것으로 하여 교통경찰 리경심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와 국기 훈장 1급이 수여된 것을 톱 뉴스로 보도했다. 리경심 여경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김정은의 '안전을 결사보위' 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교통사고에 말려드는 것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북한의 차량 수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그 수는 보잘것없다. 그래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원인의 하나로는 도로 상태가 나쁘고 교통표식이나 신호등, 가드레일 등 교통안전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방은 물론 평양시도 마찬가지다. 중심지역을 조금 벗어나도 도로의 중앙분리선이 제대로 표시된 도로를 보기 힘든 정도고 특히 보행로와 차도의 구별이 특별히 없기 때문에 접촉사고에 의한 인명피해가 수없이 발생한다.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