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된 북한의 산 3
황폐화된 북한의 산 3. 산 정상까지 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다. 함경북도 유성군 2005년 6월 중국 측에서 이시마루 지로 촬영

지난 2월에 나온 당국의 강력한 '방침'은 파종기인 4월 초 현재도 강력히 추진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취재협력자는 '올해는 총동원 구호까지 내걸고 산림을 푸르게 한다면서 산에 일체 작물을 심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늙은이들이 살아가기 막막해 한다. 늙은이들은 국가에서 (식량을) 주지 않으니 산의 경사지나 양지바른 곳의 나무를 베고 뿌리를 걷어내 거기에 밭을 가꾸어 먹고 살았는데 올해부터 일체 못하게 한다'고 현지의 어려운 사정을 전했다.

계속해서 '현재 군(郡) 안에서 돌아가는 공장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모두 나무심기에 동원됐다'고 하면서 '4월 한달 간 공장 종업원 1인당 4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침이니 모두 나무를 심고 있는데, 작물은 심지 말라고 하니 밤에 불을 들고 올라가 산에 있는 밭을 가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폐화된 북한의 산 4
황폐화된 북한의 산 4. 국경을 이루는 압록강을 따라 달린다. 북한 측의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양강도. 2010년 7월 중국 측에서 리진수 촬영

당국의 이런 조치가 지역 주민들의 생존 여건에 위협이 되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취재협력자는 '산림경영소까지 나서 단속을 하는데, 사람들은 먹는 문제를 우려하며 이제 1년을 어떻게 살아가겠는가'하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취재협력자는 '국가가 인민들의 생활 형편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산림조성만 하면서 간부의 비위나 맞추려 한다. 실제 산림을 조성해도 쓸 수 있게 해야 하겠는데 보여주기 식으로 하다 보니 산림조성이 곤란을 겪고 있다'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당국이 주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한 채 산림조성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주민의 생존이 위협받는 이상, 현재의 나무심기 캠페인도 제대로 성사될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