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의한 공급체계가 마비돼버린 북한에서 주민들의 생계를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것은 장마당 물가일 것이다. 오래 전부터 북한 당국은 기초식품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고, 지금은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시장 물가는 북한 주민의 식량사정을 비롯해 내외의 변동을 즉시 반영하는 중요 지표이다.
8월 말 북한 북부 국경지역인 무산군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가 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물가를 조사해 전화로 보고했다. (백창룡) 협력자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외환의 실세 교환 환율은 1위안=북한돈 1,200원(한화 약 185원에 해당), 1달러=8,200(한화 약 1,100원에 해당)원이다. 아래에 8월 현재 시장의 대표적 식료품 가격과, 올해 5월 혜산에 사는 내부협력자가 보내준 식품 가격을 비교해 제시한다.
식품명 (1Kg) | 함경북도 무산군(8월 말) | 양강도 혜산시(5월 중순) |
---|---|---|
흰쌀 | 5,600원 | 5,040원 |
옥수수 | 1,800원 | 2,400원 |
소금 | 1,100원 | 1,000원 |
기름 | 13,000원 | 10,200원 |
돼지고기 | 18,000원 | 12,000원 |
무,배추 | 1,200원 | |
고춧가루 | 24,000원 |
※참고로 7월 말 당시 조사한 북한 철도노동자의 월급은, 가장 아래인 2급의 경우 1,080원이고 최상급인 7급은 1,900원 정도다.
올 봄과 8월 당시의 기초 식품가격을 비교하면 수확기에 접어든 옥수수가 20%이상 하락한 것 외에는 10%정도 상승했다. 북한의 중남부 지역과 달리 대부분의 북부 국경지역은 벼농사가 적어, 다수의 서민들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고 여기에다가 흰쌀을 조금 섞는 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옥수수 가격의 하락으로 당분간 북부지역 서민들의 식량 사정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