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강화와 인프라 마비
북한 주민의 대부분은 90년대 국가로부터 식량배급이 거의 끊겨버린 이후부터 상행위나 삯노동으로 현금을 얻어 자력으로 먹고 살아 왔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 들어 주민들의 이동에 대한 제한과 각종 정치행사의 동원 등 정권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통제가 강화되어 많은 사람들은 장사할 시간을 빼앗기게 됐다.
북중 국경 경비도 강화되어 밀수로 힘들게 살아가던 주민들도 궁지에 빠졌다. 누계 3만 명에 이르는, 한국과 일본으로 도망친 탈북자가 북한의 친족에게 '지하은행'을 통해 보내는 돈(5000명이 1년에 1,000달러=500만 달러 정도 보낸다고 필자는 추측한다) 역시 2014년 여름부터 단속이 심해져 송금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의 현금 수입이 줄어 돈이 돌지 못하니, 국내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전기, 수도, 철도 등 사회 인프라의 마비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기는 2014년 가을 이후 '1초도 오지 않는 날도 적지 않다', '전국이 정전된 것 같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북한 각지의 취재협력자들로부터 전해져 오고 있다.
전기의 우선공급이 보장되던 평양의 대동강 구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2013년 말까지 그런대로 오던 전기도, 2014년 3월부터 하루에 3~4시간 정도밖에 오지 않는다. 수도도 하루 한 번만 나온다'고 전화로 전해왔다. 철도는 정상운행이라면 이틀에 갈 수 있는 거리를 2주일 정도 걸리는 것이 드물지 않다.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 기자와 관광객 중에는 고층 빌딩과 놀이공원, 많은 택시,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경제는 상승하고 있다'는 둥 순진하게 평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것은 잘 꾸며진 장소, 그것도 연출된 무대를 본 인상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대개 '김정은 시대 들어 점점 더 나빠졌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북한 내부에서 취재를 계속하고 있는 최경옥 씨가 본지의 교료(校了) 직전인 2015년 3월에 보내 온 김정은 시대 3년의 평가를 적어보려 한다. 그는 중부지역에 사는 노동자로서 당원이다. 김정은 시대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듣고 싶다는 편집부의 요청으로 음성을 녹음해 보내온 것을 녹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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