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단속을 피해 산 속에 사는 할머니와 손자.
노숙자 단속을 피해 산 속에 사는 할머니와 손자. 2011년 6월 평양시 교외의 한 야산에서 구광호 촬영 (아시아프레스)

 

평양시 교외의 한 야산에는 할머니와 열 살 손자가 살고 있다. 부랑자와 다름없는 초췌한 모습의 이들은 노숙자 수용시설에 잡혀가는 것을 피해 산 속 방공호에 숨어 생활하고 있다.

영상을 촬영한 구광호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의 꼬제비와 달리 평양의 꼬제비들은 대낮에 거리를 활보할 수 없는데, 잡히면 수용시설에 넣어버리기 때문이다.

처지를 한탄하는 할머니의 말에 손자가 울먹이고 있다.
처지를 한탄하는 할머니의 말에 손자가 울먹이고 있다. 2011년 6월 촬영 구광호 (아시아프레스)

 

영상의 할머니는 '노숙자들이 수용시설을 피하는 것은 시설 환경이 감옥과 크게 차이 없기 때문'이라고 증언하는데, 북한 내부의 다른 협력자들도 '노숙자 수용시설이 식량부족으로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아 아사자가 발생한다'고 실태를 전했다. 이렇듯 '아름다운 도시 평양'의 선전 뒷편에서는 굶주림과 당국의 단속을 피해 힘겹게 살아가는 노숙자들이 있다. 이런 모습은 평양에 살고 있는 자만이 볼 수 있는, 이 도시의 진정한 현실인 것이다.
※정리자 백창룡은 평양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