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 함경북도의 한 협동농장에서 발생한 농민들의 집단 항의사건. 비리를 저지른 간부의 집에 매일 돌을 던지는 등, 북한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건의 배경은 협동농장의 운영방식 변화에 있었다. 농민들이 '개인담당제'라고 부르는, 집단 농업의 '부분적 해체'에 의해 간부들의 이권과 권한이 대폭 축소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북한 내부의 취재협력자가 보내 온 상보의 2회 (정리 / 강지원, 이시마루 지로)
집단 항의 배경에는 집단 농업의 구조적 변화가
그렇다면 취재협력자가 말한 '개인분담제'는 무엇인가?
북한의 협동농장에서는 수십 명 단위의 집단으로 구성된 '분조'가 몇 년 전부터 세분화되었다. 사건이 일어난 농장은 지난해부터 거의 가족 단위로 된 분조가 생산을 맡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었다.
아시아프레스에서는 북부의 양강도, 함경북도의 여러 농장의 실태를 조사했다. 지난해부터 농장에서 공동 경작하는 농지('공동 땅'이라고 불린다)와는 별도로 농장원의 몫(분배)을 보장하기 위한 농지가 정해져, 그곳 생산량의 70%를 농민의 몫으로 하는 새로운 방법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것은 북한의 관영 언론에서도 '포전담당 책임제'로 소개됐는데, 실제로 협동농장에서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조사한 농장에서는 농민들은 '포전담당 책임제'가 아니라 '개인분담제'라고 불렀다.
그동안 농장 내부에서 권세를 휘두르던 농장 간부들은 '개인분담제'에 의해 분조가 거의 가족단위로 축소 및 개편되자 그 이권과 권력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과거 수확된 생산물은 농장에서 일괄적으로 탈곡, 관리하고 농민에게 분배됐는데 이때 원래의 규정을 훨씬 초과해 국가나 농장이 생산물을 징발하는 것이 상시화되고 있었다. 군대 지원과 애국정신의 발휘, 농장 경비 등의 명목이었다. 이러한 노골적인 수탈이 농민의 곤궁과 생산의욕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조사한 농장은 올해부터 수확한 벼를 농민이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허용했다고 한다. 이는 '개인농이 된 것과 같다'며 농민들로부터 호평받았다.
"다만 토지마다 수확기준이 정해져 있어 달성여부와 관계 없이 수확량의 30%는 국가에 바쳐야 한다. 또 종자와 비료, 농약 등은 모두 농민 부담이다"라고 취재협력자는 말했다.
새로운 농장 운영방법이 생산량 증대로 이어질지, 국가에 의한 수탈이 없어질지에 대한 판단은 내년 초 군량미 징수 시기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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