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사는 탈북자 이하나 씨. '호기심의 눈으로 비춰지는 것이 싫습니다' 촬영 김혜림.
오사카에 사는 탈북자 이하나 씨. '호기심의 눈으로 비춰지는 것이 싫습니다' 촬영 김혜림.

 

일본에 이른바 탈북자가 200명 정도 살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도쿄에 약 150명, 오사카에 50명 정도가 조용히 살고 있다.

주로 1960년대에 '귀국사업(歸國事業)'으로 북한에 건너간 재일조선인과 그 일본인 아내, 현지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일본에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59년 12월부터 시작된 귀국사업에서, 9만 3천여 명 남짓의 재일조선인이 북한에  건너갔다. (일본국적자 약 7천명 포함)

당시 재일조선인은 국민건강보험에도 연금에도 가입할 수 없었고 , 차별로 인해 제대로 된 직업도 없었고, 대부분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 김일성 정권과 재일조선총련은, 발전하는 사회주의조국건설에 참여하도록 귀국할 것을 선동했다.

일본사회에서는 '조선인이 조국에 돌아가는 인도(人道)사업'이라고 평가해 자민당부터 공산당까지의 정당, 많은 노조, 자치단체, 문화인들이 귀국사업을 지지, 응원했다. 하지만 많은 귀국자들은 북한에서 새로운 빈곤과 박해에 시달리게 된다.

"내가 '저쪽'에서 온 것은 비밀로 해주세요" 10대 때 일본의 친척을 의지해 탈북한 김명수 씨(가명)는 나를 만날 때마다 못을 박는다.

북한 북부에서 태어난 귀국자 3세. 지금은 오사카 시내에서 의류품 판매일을 하고 잇다. 이제 일본생활이 10년 가까이 되는데도 북한에서 온 것을 숨기고 살고 있다.

"북한에 대한 평가가 너무나 좋지 않기 때문에, 들키면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한다.

일본에 온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왔다고 밝힐 수 없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미사일 문제, 그리고 김정일 시대 이후 잔혹한 인권상황과 기아 등의 북한 실정이 밝혀짐에따라 일본에서 북한의 지위와 신뢰는 실추됐다.

김명수 씨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하지만, 북한으로부터 왔다는 이유로 깔보이거나 혹은 김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고 오해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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