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과 김정은이 '동등하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강렬한 사진이다. 오른쪽 앞줄에 있는 김경희와 최룡해를 비롯한 극장의 전원이 마치 두 사람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는 듯이 보인다. 2013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악단의 연주 관람을 전하는 기사에서. (노동신문에서 인용)
장성택과 김정은이 '동등하다'는 것을 각인시키는 강렬한 사진이다. 오른쪽 앞줄에 있는 김경희와 최룡해를 비롯한 극장의 전원이 마치 두 사람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는 듯이 보인다. 2013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악단의 연주 관람을 전하는 기사에서. (노동신문에서 인용)

북한에서는 집권자의 앞에서는 ‘최대의 존경심을 가지고 정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요구되며, 지위에 관계없이 그렇게 행동하는게 상식이다. 회의장에서는 전원이 서면 부동(不動), 앉으면 바른 자세로 정면을 바라본다.

하지만 영상 속의 장성택은 마치 김정은의 존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다. 이 영상을 인터넷에서 봤을 때 그 ‘불손한’ 태도로 하여 장성택이 큰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아마 이 TV를 본 북한 주민 속에서도 나와 같은 충격을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북한 언론은 발표 전까지 수차례의 엄격한 검열을 받는다. 최고 지도자의 우상화 선전에 조금이라도 지장을 주는 영상은 철저히 없애 편집되는 북한 정권 매체의 특성상 장성택의 돋보이는 모습의 공개는 장성택 혹은 그 측근들이 관영 언론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985년에 촬영된 김일성(왼쪽)과 김정일의 현지 시찰 모습. (

 

장성택의 이러한 영상 사진을 본 탈북자 지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옆에서 저런 포즈를 취하다니, 장성택의 힘이 저렇게 커졌는가?. 앞으로 혹시 장성택의 초상화도 벽에 걸리지 않을까?’
※ 초상화: 북한은 전국의 공공기관, 장소, 살림집 등에 집권자의 초상화를 거는 것이 의무화되고 있다.

또 림진강 편집부의 탈북자 강지원 역시 사진에 대해 '왼쪽 장성택의 위치는 원래 김일성의 포지션이다. 이 사진을 봤을 때 북한은 장성택의 시대라고 확신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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