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들의 부모를 만나 '아이들을 중앙 체육단에 입단 시키는 것은 보통이라면 불가능하다. 운동 경험이 없고 선발 원칙에도 어긋난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부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다음 체육단 단장의 요망을 이야기 해 주었다.
부모들은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나는 이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을 요구하는가를 토론하기 위해 일단 훈련지를 떠나 평양으로 돌아 갔다. 그리고 단장과 의논한 끝에 이들 3명의 전공 종목을 확정, 입단에 필요한 서류를 빨리 발급 해 주도록 협의하고 다시 훈련지로 돌아갔다.
단장과의 토론으로 결정한 학생들의 입단 조건은 학생 한 사람당 석탄 30톤 정도와 입단 후에도 필요한 경우 석탄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으로, 부모들도 '쉽지는 않지만 약속한다'라고 응했다. 석탄을 평양까지 수송하는 것은 보안기관 간부를 하는 부모가 해결했다.
이렇게 선발은 무난히 진행됐고 이들은 얼마후 체육단에 선수로 입단했다. 그 뒤 3명 전원이 배속된 팀에서 필요한 선수로 성장하였는데 다행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밖에도 농촌 경영위원회 간부의 자녀를 입단시켜 대량의 식량을 뇌물로 받았다든가, 검찰소 간부의 자녀를 입단시켜 체육단 간부가 많은 뇌물을 받았다든가 하는 예기는 얼마든지 있다.
일부 감독들은 '간부 가정의 아이들이 체형적으로도 좋고 앞으로의 성장 발육에도 잠재력이 있다'는 등의 리론을 당당히 내세우며 부정 선발에서 억지를 부리는 정도다.
물론 선수 선발이 모두 이렇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기준에 도달하는 전도 유망한 학생들은 선발되고 있지만 현재의 북한 체육계에서는 부모의 경제력과 간부 인맥이 무엇보다 우선시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같은 현상은 국가 대표 선발과정에서도 볼 수 있다. 2000년대 초 국가종합팀(국가대표팀) 선수 중에 팀 수준에 못 미치는 선수가 있었다. 그의 부친이 지방 사법기관 간부로 많은 뇌물을 투자해 자식을 대표팀에 배속시켰지만 워낙 실력이 낮아 팀 내에서도 상당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불만이 커질수록 뇌물의 양은 늘어났고 선수들에까지 뇌물이 전해졌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지방에서 선수의 부친이 열차로 올려보낸 뇌물 짐을 부리우기(옮기기) 위해 10여명의 선수들이 동원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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