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대의 석탄화학공장지대인 '순천 비날론연합기업소'. 북한 주민의 대부분은 이 곳을 북한식 사회주의 민족자립경제노선의 실패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그동안은 당국이 통제한 영상과 사진밖에 없었지만, 90년대부터 자주 순천을 방문해 현지 사정에 밝은 김동철 기자가 이 거대 공장의 실상을 2009년 7월 세계 최초로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공장은 전혀 가동되는 기미가 없고, 거대한 파이프라인은 완전히 녹슬어 있었다. 공장부지는 옥수수밭이 돼 있다. 건물 안에는 설비로 보이는 것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다. 근로자와 인근 주민이 빼돌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군님따라 천만리'라는 허망한 구호만이 외롭게 서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명령에 의해 시작되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한 이 대형 프로젝트는 결국 제대로 가동되지도 못한 채 시간만 지나고, 국민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좌절되어 버렸다.

*비날론이란?
1939년 교토제국대학 연구자들에 의해 개발된 화학섬유. 나일론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개발된 화학섬유다. 이 개발자 중 후에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된 리승기 박사가 있었다.
마찰이나 약품에 강하고 산업용 재료로 쓰이고 있다. 북한에서는 60~70년대에 '주체섬유'라며 대접받았지만, 옷의 재료로 쓰기에는 빳빳해서 작업복에 사용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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