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6년 만에 열릴 노동당 대회에 맞추어 북한이 전국에 '70일 전투(※1)'를 선포하면서 주민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무단결근자, 무직자(직장 이탈자)를 공안기관이 집집마다 돌며 단속하는 등 엄격히 실시. 출근해도 급여도 배급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서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70일 전투기간 매달 북한돈 천원을 은행에 저금할 것을 주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내부협력자가 전해왔다. (취재: 강지원/ 정리: 백창룡)
지난 8일, 북한의 함경북도에 사는 아시아프레스 협력자 A씨는 지역 당국이 70일 전투를 맞으며 '노는 사람이 없이 모두 직장에 나와 헌신하라'고 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출근해도) 특별히 하는 건 없고 그냥 하던 일을 하는 분위긴데 보안원(경찰)들이 매일 같이 집집을 돌며 무직자나 무단결근자를 찾아내 강판(노동단련대)에 보내고 있다. 단속에 걸린 무직, 무단결근자가 수두룩하다"
북한에서는 모든 국민이 중학교를 졸업하면 군 입대, 대학 진학자, 가정 주부를 제외하고 직장에 적을 두고 출근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 악화로 급여, 배급이 밀리면서 직장을 마음대로 이탈하고 개인 경제활동을 하는 자가 속출. 실제로는 상행위나 개인 고용 등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당국은 이 직장 이탈행위를 문제 삼아 '무직자'로 규정하고 단속해 왔다.
단속, 통제는 강화됐지만 돈 있는 사람은 일정 금액을 상납하고 '70일 전투'에서 제외되기도 한다고 한다. 협력자 A씨는 "전투기간 일을 나오지 못하는 주민은 '돈이라도 바쳐 전투에 참가하라'며 한 사람당 60만원(미화 약 70달러) 씩 돈을 내라고 요구한다"라고 증언했다.
당국에 의해 강제적으로 돈, 물자의 공출요구와 노동동원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70일 전투'라는 또다른 부담을 떠앉은 것이다. 큰 국가적 사업 때마다 '지원금' 명목으로 주민들로부터 돈을 걷는 것은 북한의 반복되는 패턴이다.
함경북도의 다른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B씨는 16일 통화에서, 지역 사무소에서 70일 전투를 계기로 모든 주민이 매달 북한 돈 1000원을 은행에 저금할 것을 강요하기 시작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역 사무장들이 매 집을 돌면서 '나라에 돈이 없어 은행이 텅텅 비었다. 그래서 70일 전투를 맞으며 매달 천원씩 저금하면 이자를 붙여준다'라고 2일 전에 포치했는데 이자를 얼마씩 붙인다는 대답은 없었다"
계속해서 협력자는 화폐개혁(※2) 때 강제로 저금하도록 강요 당해 돈을 많이 잃은 바 있는 주민들이기에 저금하라는 호소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70일 전투 기간에 맞춰 (1~3월 분의) 3000원을 저금하라 했지만 갑자기 5000원을 저금하라고 한다. 지역 간부들이 자기 얼굴을 내기 위해 저금 계획을 앞당겨 수행하느라 요구하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북한에서는 일단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인출하는데 금액의 반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등, 심한 손해를 보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자진해서 은행에 저금하는 사람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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