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의 부작용

북한에서 가장 무거운 정치 범죄는 무엇인가. 김정은 체제를 배반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무거운 것은 남조선(한국)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것들은 처형이나 정치범 수용소 행을 면하기 힘든 죄로 되고 있다. '류경식당'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없지만, 지배인과 종업원 13명이 뜻을 같이해 전격적으로 탈출을 결행한데는 북한으로 돌아가면 죽음을 각오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납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라는 경영상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귀국해서도 질책, 강등되는 정도이고 목숨을 빼앗길 정도의 심각성은 있을 수 없다.

김정은 집권 후 고모부인 실력자 장성택, 현역 인민무력부장 현영철, 인민군 총 참모장 이영길 등 고위급 인사들이 숙청, 처형된 것은 기억에 선명하다.

이 외에도 연예 관계자, 경찰 중견 간부 등이 처형된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관총으로 산산이 조각', '화염방사기로 남김없이 태운' 등 잔인한 처형이 단행된 것이 북한 내에서 널리 유포되었다고 믿어진다.

또 '사소한 일로 간부가 연행되거나 관리소(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기도 한다'라는 정보가 지방도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로부터 필자에게 자주 보고된다.

김정은은 자신의 미숙함과 권력 장악의 불완전함을 타개하기 위해 '말을 듣지 않는 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철권 통치를 계속하고 있다. 지금 북한 내부를 감싸고 있는 것은 공포다.

'류경식당'에서 탈출한 13명은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해서 외국행을 허락 받은 사람들이다. 이런 여성들이 집단 망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공포정치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시마루 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