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교외의 공설시장 입구에 설치된 칠판. '원군미풍의 개척자'라는 제목으로 군량미를 많이 납부한 상인을 칭찬하고 있다. 2011년 2월 촬영 김동철 (아시아프레스)
평양시 교외의 공설시장 입구에 설치된 칠판. '원군미풍의 개척자'라는 제목으로 군량미를 많이 납부한 상인을 칭찬하고 있다. 2011년 2월 촬영 김동철 (아시아프레스)

 

◆군부대 차량 움직일 돈이 없어 방치...쌀이 썩는 사태도

또한, 조사한 농장에서는 납부하기로 한 군량미 중 상당량을 군대가 거두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수확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곡물은 수분이 많아서 곰팡이가 피거나 썩거나 하기 쉽다. 또한 쥐의 피해도 있어서 분량이 줄어버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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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는 빨리 가져가라고 군대에 말하지만 가지러 올 수가 없는 지경이다. 식량을 도난 당하지 않도록 경비병을 농장에 보내오는데, 그 병사가 식량을 몰래 시장에 팔아 술을 마시고 잡힐 정도"라고 한다.

식량이 부족한 군대가, 농장에 군량미를 가지러 갈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를 조사한 취재협력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군대에는 차량을 움직일 가솔린을 살 돈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기관에서 트럭을 빌리려고 해도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식량을 방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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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농장 운영방식의 변경은 북한 관영미디어에서는 '포전담당책임제'라고 소개되고 있지만, 아시아프레스가 조사한 북부지역 복수의 농장에서는 '개인분담제'라고 불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