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이번 수해에 농경지와 작물도 큰 피해를 입으면서 농민의 식량 분배에도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협력자는 "현재 많은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모자라는 식량에 대한 분배 방식을 놓고 농장 관리위원회와 농민들 사이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홍수에 개인분담제로 관리되던 농지도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농장당국은 이들의 모자라는 분배를 농장 곡식이 아닌 다른 농장원들의 몫에서 떼려고 해 불만이 많다"
협력자의 설명에 의하면 "농장당국과 개인분담제 농민은 수확물을 3:7로 나누는 것이 규정이지만, 피해 농민의 모자라는 분배몫을 채우기 위해 다른 농장원들에게 30%가 아닌 37%를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농장 당위원회도 '피해 입은 농민들과 같이 나눠야 한다'며 불만을 달래지만, '농장 보유의 식량은 다치지(손대지) 않고 농장원들에게만 떠넘기려 한다'며 반발이 거세다"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 개인분담제: 북한 언론에서 소개하는 '분조관리제', '포전담당제'를 말한 것. '분조관리제'는 종전 작업반 위주의 농사 체계를 분조에 위임한 것이다. 분조는 농사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농장원 별로 논이나 밭의 일정부분을 맡겨 담당하게 하는 것이 '포전담당제'다. 이 관리체계의 핵심은 국가 계획 이상의 수확물은 농장원 개인이 자유 처분하게 함으로써 농장원의 생산의욕을 높인다는데 있다.
하지만 협력자가 말하는 '개인분담제'는 농장이 가족 및 개인에 경작지를 나눠주고 계획 이상의 수확물은 자유처분하게 하는 형식이라고 증언한다. 이런 형식의 농사운영체계가 북부지역의 여러 농장에 도입되고 있는 것을 복수의 협력자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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