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이후 북한 각지에서 전력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철도가 마비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북한 내부 취재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
"현재 철도가 거의 운행이 정지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24시간이면 도착했던 혜산-평양 사이 열차가 10일 이상 걸려, 타는 사람도 거의 없다"
평안남도에 조사를 위해 다녀온 혜산시의 취재협력자가 11월 17일 이같이 전했다. 그는 '써비차'로 불리는 트럭이나 버스를 갈아 타면서 평안남도를 왕복했다. 함경북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열차운행의 악화를 전했다.
"전력사정이 나빠져 10월 중순부터 열차가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무산군에서 평양에 가는데 10일 이상 걸린다. 멈춰 버린 열차 내에서 죽는 사람까지 나온 것 같은데, 거의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무산군의 협력자)
철도 마비의 이유는 전력 사정 악화라는 것이 협력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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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산 시내의 자택은 전기가 잘 오면 하루 2~3시간 정도. 보위부, 당 기관, 특별한 공장 기업소에 우선으로 송전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은 뒷전이다. 여유 있는 집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사서 불을 보고 있다"(전술한 혜산시 협력자)
"집에 전기가 거의 오지 않고, 왔다고 해도 전압이 약해 쓰지 못한다"(회령 협력자)
북한의 철도는 기본적으로 전기 철도다. 지난해 초 일부 구간에서 디젤 기관차를 도입했지만, 사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대수가 적거나 비용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에서의 발전(發電)은 대부분 수력이 차지한다. 하지만 매해 가을이면 물이 마르고 겨울은 동결(凍結)되기 때문에, 수력 발전의 가동이 떨어진다. 이번 10월 중순의 전력난이 수력발전의 부진 때문인지 다른 원인 때문인지는 현 시점에서 불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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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철도 운행이 마비 상태에 이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들어선 이후 2013년경부터 개선 조짐이 보이면서 지연, 연착이 늦어도 수일 정도, 멈춰있는 열차에서 사망자가 나온다는 말은 오랫동안 들어 보지 못했다. 올가을 열차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전력 사정이 악화됐다는 것은 예상 밖이다.
한편 평양과 중국을 잇는 국제열차는 매일 운행되고 있다고, 중국 단동의 취재협력자는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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