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지방도시에서 생활 곤란과 학교당국의 과도한 공출 요구로 등교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함경북도 회령시 내의 학교를 조사한 내부협력자가 11월 29일 보고해왔다. (강지원)
◆학급 절반도 등교하지 않아...부모 생업 도와 농사짓는 학생도
"현재 시내(회령시)의 학생들이 학교에 안 가는게 3분의 1정도다. ××중학교에서는 절반도 등교하지 못하는 학급도 있다. 모두 가정이 곤란하고 학교의 세부담이 많아 가지않는다" 지역 내 학교를 조사한 취재협력자의 보고다.
학교에 가지 않는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의 생업을 도와 농사를 짓거나 약초를 캐러 산으로 향한다"라는 것이 협력자의 설명이다.
또 학생에 부과하는 세부담에 대해서는 "한달에 보통 중국돈 30원~50원 정도를 학교에 바쳐야 한다. 최근에는 수해지원이라며 파철을 한 명 당 소학교는 3kg, 중학교는 5kg를 바치라고 하는데 파철도 다 팔아 먹어 구하기 힘들다. 그냥 돈을 내라는 소리나 같은데 학교는 '파철이 없으면 얼마에 살 수 있다'라고 가격까지 정해 놓고 있다"라고 실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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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당국 세부담 걷기 위해 학생 간 갈등 조성
더욱 심각한 것은 학교당국이 세부담 과제를 하지 못한 학생의 학급 전체에 벌을 줌으로써 과제를 수행한 학생들과 못한 학생 사이에 갈등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돈 있는 집 애들은 과제를 바로 내는데, 못 내는 학생이 있으면 학교가 학급자체를 하교시키지 않고 파철줍기를 시키고 있어 과제를 한 애들끼리 못한 애들을 따돌린다. 그래서 더욱이 돈 없는 집 애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협력자는 말한다.
"학부모들이 실태의 심각성을 윗 단위에 신소하지만, 도(道)당 위원회나 청년동맹에서 학교에 검열이 내려와도 종국에는 자기들이 시킨 일이니 어물쩍 넘긴다"라는 것이 협력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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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북한 대외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기사를 통해
'우리 공화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가 리상(이상)으로 그려보던 가장 훌륭한 교육제도가 수립되어 전체 인민이 전반적 무료교육의 혜택아래 누구나 마음껏 배우며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누려가고 있다'라고 실상을 미화, 선전했다.
하지만, 내부 조사로 알 수 있듯 북한의 현 교육 실태는 비참하기 짝이 없다. '우리민족끼리' 기사에도 '교육은 나라의 흥망과 장래를 좌우하는 근본문제'라고 적고 있지만, 경체침체와 더불어 몰락해가는 북한 교육 제도의 실상은 아이들과 북한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만을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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