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복무환경 때문에 북한 당국은 매해 병역 모집에 어려움을 겪지만, 최근에는 제대자에 비한 입대자의 비율이 현저히 저하돼 있고 현역 군인들 가운데서도 탈영, 꾀병 등에 의한 병역 기피 현상이 심각해 병력유지에 차질을 빗는 모양새다. 북한 병력 모집 기관인 '군사동원부(신병모집 기관)' 사정을 잘 아는 아시아프레스 내부 취재협력자가 증언했다. (강지원 / 백창룡)
13일 북부 국경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최근 지역 '군사동원부' 지도원을 만나 들은 정보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지금 군대를 제대한 자에 비해 입대자가 86% 정도라고 한다. 입대생이 많이 모자라 신체검사에 큰 문제가 없으면 다 입대시키라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래서 동원부가 올봄 초모(신병모집)을 위해 벌써부터 학교를 돌며 신체 조사를 해 도 군사동원부에 보고하고 있다"라고 지역의 신병 모집 상황을 전했다.
※군사동원부: 인민무력부 대열보충국 산하 신병모집 기관이다.
군사동원부가 학생들의 신체 조사를 서두르는 것에 대해서는 "초모 기간이 되면 학부모들이 무작정 병이나 구실을 대고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신체에 문제나 특별한 병이 있는지 등을 미리 조사해 변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는게 협력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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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징병 절차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만 14세가 되면 징집 대상자가 되어 지역 군 징병기관에 자동 등록된다. 17세 입대 전까지 매년 신체검사를 받게 되며, 졸업하면 신체검사 합격자에 한해 각급 행정 단위에 위치한 군사동원부로부터 ‘입대 통지서’를 받아 입대한다.
북한이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데는 열악한 복무환경 때문에 모두 병역을 기피하는데도 문제가 있지만,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이라는 심각한 경제난으로 출산율의 저하와 영양부족, 대량 아사 등을 겪은 ‘고난의 행군 세대’가 현재 징병 대상자의 주 연령대를 이루고 있어 군 입대자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병력 유지를 위해 2013년부터 남자의 입대 기준을 신장의 최저치인 경우 종전 145㎝에서142㎝로 낮추었고 2014년에는 남녀의 군 복무기간을 각각 1년씩 연장해 남자 11년, 여자 7년으로 대응했지만, 병력 부족은 부대 편성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해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왜소한 체력에 10년 이상의 군복무는 병사들의 신심, 육체를 더욱 파괴했다. 병사들속에 영양실조가 속출했고 군기 해이 현상도 심각해졌다.
※참고로 작년 말부터 군복무 기간에 변화가 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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