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역은행이 발행한 '나래' 카드. 사진은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인 여행자가 제공
북한 무역은행이 발행한 '나래' 카드. 사진은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인 여행자가 제공

 

북한 중앙은행이 작년 초부터 시작한,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송금과 일부 결제가 가능한 전자카드의 발급을 지방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카드 서비스의 시작을 반기는 사람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국가의 검열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북한 내부 복수의 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백창룡)

2016년 12월 중순 함경북도 회령에 사는 취재협력자 A씨는 통화에서

"요즘 도(道) 은행들에 ATM기계가 설치되고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카드를 발급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지방 은행에서 발급되는 카드는 '나래'와 '전성' 카드로 불리는 두 종류이고 이름, 집주소, 고정전화 및 휴대전화 번호 등만 있으면 북한 돈 1만원(한국 돈1원은 북한 돈 약 7원)에 발급 받을 수 있다"라고 한다. 카드의 사용에 대해서는 "송금, 인출 등 은행 서비스에만 한정돼 있지만, '전성카드'로는 은행 외 우체국에서 전화 사용료를 결제할 수 있다'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나래' 카드는 조선무역은행이 발행. 외화 전용과 내화용 두 종류가 있다. '전성' 카드는 조선중앙 은행이 발행한다. 이 밖에 나선시에 있는 '황금의 삼각주 은행'이 발행하는 결제카드 '선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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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송금 수수료에 대해서는 "10만원을 보내면 1,000원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입금되는, 즉 송금에1%의 수수료가 걸린다"고 A씨는 말한다.

서비스의 적용 지역에 대해서는 "청진시를 비롯한 대도시에는 구역 은행마다ATM 기계가 설치됐다. 현재 회령시는 한 대 만이지만, 주민들의 인기가 많아 ATM기계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 생활 경험자로서 말하자면, 북한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인민대학습당과 정보센터 등 특정 기업에서 출입증을 전가카드로 바꾸었고 2009년 경에는 평양에 한해 보통강삼점 등 일부 제한된 상점에서 개인이 외화로 결제할 수 있는 전자결제 카드의 발급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용자는 간부 등 일부 돈 많은 계층에만 국한되어 있었다. 이렇게 외화에만 한정된 카드 결제 시스템이 내화로 확대되면서 주민의 인기를 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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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중순, 같은 지역에 사는 협력자 B씨도 이 서비스의 이점에 대해 "이전에는 우체국을 통해 10%의 수수료를 내고 송금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 대부분 환전상을 통해 개인간 송금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1%의 수수료만 내면 은행 현장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등 편리성으로 사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개인간 송금 방법: 예를 들어 청진에서 평성에 돈을 보내려면 청진 환전상에게 현금과 수수료를 준다. 청진 환전상은 평성 환전상에게 전화를 해 언제 누가 가면 돈을 전해주라는 방식으로 송금이 진행됐다. 수수료가 비싸지만 속도가 빠르고 큰돈이 오간다. 이른바 '지하 송금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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