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계급제, 신분제'의 동요
뿐만 아니다. 북한의 전통적인 사회주의 '계급제, 신분제'도 무너지고 있다. 돈만 있으면 당원도 간부도 될 수 있다. 도시로의 이주가 극히 어려웠던 협동농장 농장원도 돈만 있으면 탈농해 도시 주민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과거 우대를 받아왔던 '항일투쟁 참가자 가족', '조선전쟁 참가자 가족' 등 북한정권을 받들어 온 사람들의 대우는 형식화돼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즉 돈이 없으면 전혀 면목을 세울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장화의 진행에 의해 빈부의 격차가 현격하게 확대되고 사회적 지위의 재편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증식으로 북한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었다. 국가나 당은 물론 지도자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력으로 생계를 꾸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의 희박화, 무관심과 같은 경향이 현저해지게 됐다. 모두 장사하기에 바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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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해 온 바와 같이 외부정보의 유입도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과 베트남이 개혁 개방 정책으로 비약적으로 경제가 발전한 것, 적대하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 수준에 있다는 것은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그 결과 자국의 가난과 부자유의 이유를 상대화해 생각하는 사람이 급증했다. '개혁, 개방으로 가지 않고 사회주의를 고집하는 정치에 문제가 있다'라는 생각은 이제는 널리 일반화 되었다는 것이 북한 사람들을 수많이 취재해 온 필자의 견해다.
다만 시장경제의 확대가 향후 김정은 체제의 변화에 어디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북한 내부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경제의 확대가 정권의 사회 통제, 파악력을 약화시킬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시장의 요소를 잘 받아들이는 것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체제의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 (끝)
(경칭 생략)
※4 '북한 경제의 현황과 향후 전망: 개혁, 개방의 행방' 야마모토 에이지(山本栄二) New ESRI Working Paper Series No.7 내각부 경제 사회 종합 연구소 2008년 8월
※5, 6 조선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 2014년 2월 4일자 김지영 기자 서명 기사
'생산 당사자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독자적인 사회주의적 경제관리 방법' http://chosonsinbo.com/jp/2014/02/20140204riyo/ 등.
이 연재 기사는 간사이 대학(関西大学) 경제・정치 연구소 '연구 총서' 제162권, '한국과 북조선의 경제와 정치'(2016.3)에 게재한 원고 '북한의 시장경제 확대와 사회 변화~내부영상을 자료로 고찰한다~'에 가필, 수정한 것입니다.
<북한 시장경제의 확대는 어떤 사회 변화를 가져왔는가> 기사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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