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경제의 확대는 어떤 사회 변화를 가져왔는가(1) >>
4 부동산의 시장 거래
4-1 정착된 국유 주택의 암거래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는 토지나 주택 등의 부동산은 공동 소유가 원칙이며 당, 정부기관, 기업소가 주택을 근로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택이 매매의 대상이 되고 있고, 도시나 농촌에서도 돈을 내지 않으면 주택을 손에 넣을 수 없다.
주택 사정의 악화에도 국가가 집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암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이것은 식량배급제가 마비되어 암시장이 확대한 것과 같은 이치다.
북한에서 토지는 국가의 소유다. 주택 역시 1958년 '사회주의 수립' 이전에 지어진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일제강점기 당시 지어진 가옥 등) 모두 국가, 협동농장 등 협동 단체의 사회적 소유이기 때문에 매매, 임대, 저당(집을 빚 담보로 잡는 것)은 모두 금지되고 있다. ※1958년 김일성은 도시 수공업과 자본주의적 상공업의 사회주의적 개조가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한국전쟁 후인 1950년대 후반에 베이비 붐이 일어나고, 북한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주택난이 계속돼 왔다. 이 '전후 세대'가 결혼 연령에 도달한 80년대에는 국가의 주택 공급이 인구 증가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특히 도시지역에서는 두 가족이 동거하거나 한 칸에 커튼을 치고 두 가족이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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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가 구조적으로 변화한 것은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이 발단이었다. 생활고에 허덕이던 사람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집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또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해 주택의 '대량 공급'이 갑자기 발생했다. 이것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보다 넓고 편리한 곳에 집을 구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현재는 도시와 농촌지역을 막론하고 북한 전역에서 실질적인 '주택거래 시장'이 기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것으로, 법 제도가 바뀌어 부동산의 개인 소유가 인정된 것은 아니다.
국가 주택에 입주하려면 지역 행정부인 인민위원회의 도시경영국 주택 배정과에서 '입사증'(국가 주택 이용 허가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이 '입사증'을 매매하는 것이 바로 주택 사용권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 주택을 사고 싶은 사람, 팔고 싶은 사람은 도시경영국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사용자의 명의를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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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군을 제대한 장교나 새 부임지로 이동하게 된 당, 경찰, 보위부(정보기관)의 간부들, 이른바 권력기관 사람에 대해서도 국가로부터의 주택 할당은 거의 되지 않고 있다. 집이 필요한 사람은 '주택 거래 시장'을 통해 돈을 주고 집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중개하는 것은 불법 거래의 중개로 수수료를 챙기는 '거간꾼'으로 불리는 부동산업자다. '거간꾼'은 거래나 설비, 입지 조건, 가격과 같은 주택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면서 경쟁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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