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 이발소는 전국에서 볼 수 있다. 수입이 나쁜 국영점을 그만둔 이발사가 개인 경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 노동자이다. 2013년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백향 촬영(아시아프레스)
노천 이발소는 전국에서 볼 수 있다. 수입이 나쁜 국영점을 그만둔 이발사가 개인 경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자유 노동자이다. 2013년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백향 촬영(아시아프레스)

 

5-2 직장 이탈과 '조직생활'의 형식화

북한의 모든 국민은 소학교 4학년이 되면 '소년단'에 가입되면서 '조직생활'이 시작된다. 학교, 직장, 인민반, 군대, 그리고 청년동맹(학생과 40세 이하의 노동자), 여성동맹(주로 주부), 직업동맹(40세 이상의 노동자), 농민동맹(농장원) 등 어떤 조직이든 소속되어 각종 봉사노동이나 정치 사상학습, 행사에 동원된다. 또 소속 조직에서는 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확인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진행하는, '생활총화'로 불리는 행동 반성회에도 참가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는 상호 감시도 행해진다.

'양정'에 의한 배급 노동체계는 계획경제 체제의 핵심 중의 하나임과 동시에 인민 통제 관리의 요체이기도 했다. 직장은 생산 현장일 뿐 아니라 노동당의 사상과 정책에 복종을 요구하는 '조직생활의 장'이기도 했다. 모든 직장에서 정치 학습의 참여가 의무이고, 김일성-김정일의 말씀과 방침이 전달되고 충성을 맹세시켜 왔다. 하지만 직장 이탈이 횡행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생업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직장의 인민 통제 기능은 약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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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리어카꾼 여성. '우두머리'가 여러 명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당이 통제관리 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다. 2008년 10월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촬영 심의천(아시아프레스)
시장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리어카꾼 여성. '우두머리'가 여러 명을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당이 통제관리 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다. 2008년 10월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촬영 심의천(아시아프레스)

 

시장주의 식의 독립채산 운영을 하는 기업의 증가도 '조직생활'을 사문화시키고 있다. 3장의 교통 실태에서 언급했지만, 사기업이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는 군과 경찰, 당 기관 등 권력 기관이 산하에 기업을 만들어 돈을 벌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기지'라고 불린다. '돈주'들이 권력기관의 적(籍)을 빌려 '기지'를 만들고 산하 기관으로서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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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모든 직장에는 노동당 조직이 있다. 이런 '기지'에도 반드시 당 조직이 있어 '생활총화'가 열리지만, 계획경제의 파탄으로 생겨나 이윤 추구를 위해 생긴 '기지'에서는 이 규율이 이전 배급제도 하의 국영 기업보다 훨씬 느슨하고 형식화되고 있다. 노동동원 등에도 돈을 지불하고 가지 않는 형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9월 '기지' 경영의 소규모 탄광을 조사한 북한인 협력자의 증언 등)

상행위에 뛰어드는 사람과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자유 노동자, 독립채산식 기업의 증가는 노동당이 관리할 수 없는 노동 현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당의 사상과 방침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

<북한 시장경제의 확대는 어떤 사회 변화를 가져왔는가> 기사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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