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평안남도 삼등 교화소의 외관. 2009년 8월 촬영 김동철(아시아프레스)

 

최근 북한 내부에서 마약에 대한 단속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보위성이 주도하는 마약 단속이 시작되면서 마약 사용 및 소지, 유통량에 따라 형벌을 구체화하고 마약 사범을 구금하기 위한 별도의 수용시설도 설치됐다고 북한에 사는 복수의 협력자가 전했다. (강지원)

28일 함경북도와 양강도에 사는 아시아프레스의 복수의 취재협력자가 전한 마약 단속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마약 집중 단속은 3월 10일경부터 보위부(비밀경찰) 주도 하에 시작됐고 보위부의 1차 조사 후 사범을 추려 보안서(경찰)에 넘긴다. 여기서 다시 2차 조사 후 판결한다. 각성제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자는 노동단련대, 1g 이상 소지 및 사용자는 6개월 또는 1년 노동단련형에 처하고 10g 이상부터는 무조건 관리소로 보낸다.
※복수의 협력자는 이 '관리소'는 '교화소'가 아닌 마약사범을 전문으로 구금하는 강제노동수용소라고 설명했다.

현재 보위부가 체포된 마약사범이 관련자 5명 이상을 신고하면 형을 깍아주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보위부나 보안서 구류시설은 물론 단련대에도 마약 사범들이 넘쳐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관련기사: 북부국경지역 마약 근절 주민강연 진행, 비법 월경과 중국전화 사용 금지도 강조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 방법에 대해서는 "필로폰 중독자는 하루, 이틀 정도 마약을 사용 못 하면 쓰러질 정도의 피로감 때문에 취조 중에도 잠을 자기 때문에 며칠 간의 구금을 통해 용의자를 가려내기도 한다"라는 게 협력자들의 설명이다.

단속이 강화되면서 자진 신고자가 늘어나는 한편 마약 사범과 연계된 간부들은 이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고 한다.

"남편 또는 가족을 신고하는 이들도 생기고 자발적으로 언제, 어느 정도 마약을 했다고 자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마약 상습자, 유통자는 사형까지 한다는 소문이 있지만, 총살됐다는 말은 없다"라고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는 말했다.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3월 20일에도 혜탄동(혜산시 남쪽 끝에 위치한 구역)에서 하루 5명이 잡혀갔는데, 보통 1명이 잡히면 추가로 2~3명이 잡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연루된다. 마약 사범과 연계된 간부들도 검열에 걸릴까봐 사범들을 대피시키거나 빽을 내세워 빼내 주기도 한다. 실제 성후동(시 북쪽에 위치한 구역)의 한 담당 보안원(지역 담당 비밀경찰)은 알고 지내던 마약 판매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사실을 미리 알려주고 출장 명목으로 대피하도록 도와주기도 했다"라고 지역 상황을 전했다.

아시아프레스가 보도한 바 있듯이, 북한 당국은 앞서 3월 6일 국경 지역에서 위법행위 근절에 대한 주민강연을 열고 마약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을 선포했었다. 현재 진행되는 마약 단속이 이 강연에 근거한 것임은 틀림없지만, 전국에 진행되는지는 불명이다. 다만 강연회에서 '사회에 마약이 버젓이 남용되고 있다'라고 언급된 것과 마약 사범만을 수용하기 위한 '관리소'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마약 단속이 일부 지역에만 한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에 중국 휴대전화를 보내 국내 사정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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