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하게 보이는 평양의 아파트이지만, 중간 등급의 아파트에서 수도가 나오는 것은 하루 한 번. 당이나 군 고위 간부용 고급 아파트에서도 하루 두 번 정도다. 게다가 수압이 약해 높은 층까지 오르지 못한다. 중심부의 중구역 통칭 '2만 달러 아파트'※에서도 24시간 나오지 않고 대개 시간제 '교차급수'였다. 저층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돈을 모아 우물을 파는 경우가 많다"라고 2011년까지 평양 중심부에 살았던 탈북자 백창용 씨는 말했다.
※주택은 법률상으로 거의 국유이지만, '입사증'으로 불리는 입주 허가증이 암거래되고 있다. 위치와 설비가 좋은 새 아파트의 '입사증'은 만 달러 단위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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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겨울철 난방에서도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한다. 도시 집중 난방(중앙난방)에 의한 온돌이 기능하는 곳은 역시 얼마 안 되는 고위 간부용이나 부유층이 사는 고급 아파트 뿐. 전력난으로 전기난로도 사용 못 하기 때문에 시내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연탄을 베란다에서 태워 자체로 만든 공기관을 방 안에 돌려 그 열기로 난방을 해결한다. 상당히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은 프로판 가스를 사 중국산 가스스토브를 사용한다는 게 백창용 씨의 설명이다.
평양의 겨울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아파트 생활하는 노인들은 집 안이 너무 춥기 때문에 지하철역 구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지면 깊이에 있는 평양 지하철은 난방이 돌지 않지만 따뜻하다고 한다.
평양에서도 지방에서도 전력난에 따른 불편 때문에 아파트 고층 주거는 기피된다. 저층의 아파트나 마당이 딸린 단층집이 선호된다고 한다. 채소나 감자 등을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층이 올라갈수록 값이 싸진다'
평양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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