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북한은 '취약국가'

북한은 국내분쟁이 없는 '취약국가'

북한정권은 전 국토를 장악하고 있고, 무장세력이 활동하지도 않으며, 따라서 내전으로 인한 통치 불능한 지역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점에서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차드, 시에라리온,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등과는 크게 다르지만, 현 북한 체제는 국민의 대부분에 대해 충분한 영양, 위생, 보건, 식수 등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을 잃고 있다. 또한 그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전기 공급도 평양의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전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군인에 의한 약탈과 살인, 강도가 많이 빈발한다고 보고되고 있는 등 치안 유지의 불안감도 보인다. '인간의 안전 보장'이 위협 받고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냉전 붕괴를 기점으로, 미국과 소련에 의한 통제의 이완과 지원의 감소 또는 상실 등으로 많은 나라가 '파탄국가'로 전락하거나 내전과 분쟁이 일어났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북한 역시 역시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 지원의 단절에 의해 체제가 약화되고, 김일성의 급사 등 사회 시스템의 쇼크에 의해 1995~2000년에 심각한 사회 혼란이 발생, 결국 100만에서 300만이라고도 하는 대량 아사자를 내며 대혼란으로 빠졌던 시기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1995~1998년의 북한은 거의 '파탄국가'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북한을 OECD와 세계은행 지표에 적용시켜 위에서 서술한 분쟁국의 열악한 지표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최근 십 수년 동안 북한은 몇 번이나 국제기관 및 연구자들의 '취약국가' 리스트에 올라오고 있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국제협력기구(JICA)의 연구소는 각 기관의 조사를 기초로 주요 '취약국가' 35개 국을 꼽았다. 그 중 분쟁 중이거나, 분쟁 후가 아닌 '취약국가'  9개 나라에 북한도 포함돼 있다. (나머지는 짐바브웨, 기니, 미얀마, 파키스탄, 토고, 카메룬, 모리타니, 니제르) ('취약국가'의 지원 방향성에 대하여'JICA연구소 2010) (계속)

본고는 간사이 대학 경제・정치 연구소(関西大学経済・政治研究所) "세미나 연보 2014"에 기고한 글로 " '취약국가'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유익한 지원과 유해한 지원~"에 가필 수정한 것입니다.

[북한으로의 인도적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기사 일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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